상반기 관객 1% 감소에도 스크린 수는 3.2% 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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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린 확장 경쟁에 점증하는 공급과잉 우려
3대 극장, 올해 스크린 200개 증설
3위 메가박스, 1년반새 90개 늘려
유리한 임차조건 제시 전략 먹혀
1위 CGV는 같은 기간 121개 ↑
롯데도 위탁점 비중 늘려 대응
국내 스크린 2766개로 포화상태
영화업계 수익 악화 견딜지 주목
3대 극장, 올해 스크린 200개 증설
3위 메가박스, 1년반새 90개 늘려
유리한 임차조건 제시 전략 먹혀
1위 CGV는 같은 기간 121개 ↑
롯데도 위탁점 비중 늘려 대응
국내 스크린 2766개로 포화상태
영화업계 수익 악화 견딜지 주목
9개 스크린을 갖춘 메가박스 100호점이 지난 7월4일 서울 상암월드컵경기장에 문을 열었다. 15년간 영업한 CJ CGV를 리모델링한 뒤 메가박스 간판으로 바꿔 단 것이다. CGV와의 임대차 계약 만료로 서울시설관리공단이 4월 실시한 입찰에서 메가박스가 CGV보다 30% 이상 많은 32억7500만원의 연간 임차료를 써냈다. 이렇게 탄생한 메가박스 상암점은 CGV, 롯데시네마 등 3대 멀티플렉스 간 치열한 스크린 확장 경쟁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브레이크 없는 스크린 확장 경쟁
국내 스크린의 92%를 점하고 있는 3대 극장은 지난해 166개 스크린을 새로 늘린 데 이어 올해도 약 200개 스크린을 새로 걸 전망이다. 올 상반기 국내 영화 관객이 1% 감소한 것을 감안하면 스크린 수가 공급과잉으로 치닫고 있다는 분석이다. 업계 수익성 악화 우려도 동시에 나온다.
3위 사업자인 메가박스는 6월 말 기준 스크린 수를 2016년 말에 비해 15% 늘렸다. 당시 85개 극장, 590개 스크린에서 1년 반 만에 100개 극장, 680개 스크린으로 확장했다. 상암점과 고양스타필드 9개관, 서울 강동 10개관, 마산 6개관, 미사강변 5개관 등이다. CGV는 같은 기간 스크린 수를 12% 늘렸다. 극장 133개, 스크린 996개에서 극장 151개, 스크린 1117개로 몸집을 불렸다. 롯데시네마는 이 기간 극장 4개, 스크린 43개를 늘리는 데 그쳤다.
◆메가박스, 플래그십 찾기 위해 출혈
3위 사업자인 메가박스가 빠른 속도로 스크린을 확장한 비결은 위탁점주에게 좋은 조건을 제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임대료를 티켓 매출의 2% 수준만 받고 식음료와 광고 매출은 위탁점주가 모두 갖도록 했다. CJ CGV와 롯데시네마는 티켓 매출의 3%, 식음료 매출의 1%를 받는 조건이다. 메가박스는 관객 유치를 위해 마케팅도 활발히 펼치고 있다. 리클라이너관(의자가 뒤로 젖혀지는 상영관)의 경우 1만4000원을 내면 추가 한 명을 무료로 입장시켜주고, T멤버십 고객에게 콤보 음료·팝콘을 무료로 주기도 했다.
메가박스는 1, 2위 극장과의 격차를 좁히기 위해 스크린 수 확장에 적극적이다. 극장 사업은 일정 규모의 스크린을 확보해야 광고 유치가 수월해지는 등 외형이 성장해야 경쟁력과 수익을 유지할 수 있다. 임차료가 하루 900만원꼴인 메가박스 상암점은 적자를 면하기 어렵다는 게 극장업계 예상이다. 하지만 상암점은 연간 100만 명 이상 관객을 모으는 대형관이기 때문에 서울 서북지역 플래그십을 찾고 있던 메가박스에 필요했다는 분석이다. 메가박스는 지난 15년간 단일 극장 국내 1위였던 코엑스점이 CGV용산점, 롯데시네마 잠실타워점과의 플래그십 경쟁에서 밀려나 브랜드가 약화됐다.
◆과당경쟁으로 공급과잉 직면
CGV는 1위 사업자 지위를 유지하기 위해 스크린을 꾸준히 늘리고 있다. 1위 브랜드는 고객 신뢰도가 상대적으로 높기 때문이다. 직영점 비중이 80%로 업계에서 가장 높은 롯데시네마는 지난 3년간 스크린 확장에 소극적이었다. 그러나 경쟁사들의 공격 경영에 맞서 올 들어 위탁점을 중심으로 스크린 확장 경쟁에 적극 뛰어들었다. 상반기 개관한 4개 극장 중 3개가 위탁점이었다. 하반기에도 위탁점을 포함해 6개 극장을 새로 개관할 예정이다.
이 같은 스크린 확장 경쟁에 대해 CJ CGV 관계자는 “새로운 공간 창출로 신규 수요를 창출할 것”이라며 “대규모 쇼핑몰에 입점하면 수익성이 있다”고 말했다. 새 극장이 주변의 약한 극장을 대체하는 효과도 있다.
그러나 영화 관객 수가 수년째 정체인 것을 감안하면 과잉 투자라는 게 업계 평가다. 지난해 전체 영화 관객은 1.3%, 티켓 매출은 0.8% 증가했다. 올 상반기 전체 관객 수는 1.0% 감소했지만 스크린 수는 3.2% 늘었다. 한 멀티플렉스 관계자는 “국내 스크린 수는 지난해 말 2766개로 사실상 포화상태”라며 “극장들의 과당경쟁으로 수익성이 갈수록 악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유재혁 대중문화 전문기자 yoojh@hankyung.com
◆브레이크 없는 스크린 확장 경쟁
국내 스크린의 92%를 점하고 있는 3대 극장은 지난해 166개 스크린을 새로 늘린 데 이어 올해도 약 200개 스크린을 새로 걸 전망이다. 올 상반기 국내 영화 관객이 1% 감소한 것을 감안하면 스크린 수가 공급과잉으로 치닫고 있다는 분석이다. 업계 수익성 악화 우려도 동시에 나온다.
3위 사업자인 메가박스는 6월 말 기준 스크린 수를 2016년 말에 비해 15% 늘렸다. 당시 85개 극장, 590개 스크린에서 1년 반 만에 100개 극장, 680개 스크린으로 확장했다. 상암점과 고양스타필드 9개관, 서울 강동 10개관, 마산 6개관, 미사강변 5개관 등이다. CGV는 같은 기간 스크린 수를 12% 늘렸다. 극장 133개, 스크린 996개에서 극장 151개, 스크린 1117개로 몸집을 불렸다. 롯데시네마는 이 기간 극장 4개, 스크린 43개를 늘리는 데 그쳤다.
◆메가박스, 플래그십 찾기 위해 출혈
3위 사업자인 메가박스가 빠른 속도로 스크린을 확장한 비결은 위탁점주에게 좋은 조건을 제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임대료를 티켓 매출의 2% 수준만 받고 식음료와 광고 매출은 위탁점주가 모두 갖도록 했다. CJ CGV와 롯데시네마는 티켓 매출의 3%, 식음료 매출의 1%를 받는 조건이다. 메가박스는 관객 유치를 위해 마케팅도 활발히 펼치고 있다. 리클라이너관(의자가 뒤로 젖혀지는 상영관)의 경우 1만4000원을 내면 추가 한 명을 무료로 입장시켜주고, T멤버십 고객에게 콤보 음료·팝콘을 무료로 주기도 했다.
메가박스는 1, 2위 극장과의 격차를 좁히기 위해 스크린 수 확장에 적극적이다. 극장 사업은 일정 규모의 스크린을 확보해야 광고 유치가 수월해지는 등 외형이 성장해야 경쟁력과 수익을 유지할 수 있다. 임차료가 하루 900만원꼴인 메가박스 상암점은 적자를 면하기 어렵다는 게 극장업계 예상이다. 하지만 상암점은 연간 100만 명 이상 관객을 모으는 대형관이기 때문에 서울 서북지역 플래그십을 찾고 있던 메가박스에 필요했다는 분석이다. 메가박스는 지난 15년간 단일 극장 국내 1위였던 코엑스점이 CGV용산점, 롯데시네마 잠실타워점과의 플래그십 경쟁에서 밀려나 브랜드가 약화됐다.
◆과당경쟁으로 공급과잉 직면
CGV는 1위 사업자 지위를 유지하기 위해 스크린을 꾸준히 늘리고 있다. 1위 브랜드는 고객 신뢰도가 상대적으로 높기 때문이다. 직영점 비중이 80%로 업계에서 가장 높은 롯데시네마는 지난 3년간 스크린 확장에 소극적이었다. 그러나 경쟁사들의 공격 경영에 맞서 올 들어 위탁점을 중심으로 스크린 확장 경쟁에 적극 뛰어들었다. 상반기 개관한 4개 극장 중 3개가 위탁점이었다. 하반기에도 위탁점을 포함해 6개 극장을 새로 개관할 예정이다.
이 같은 스크린 확장 경쟁에 대해 CJ CGV 관계자는 “새로운 공간 창출로 신규 수요를 창출할 것”이라며 “대규모 쇼핑몰에 입점하면 수익성이 있다”고 말했다. 새 극장이 주변의 약한 극장을 대체하는 효과도 있다.
그러나 영화 관객 수가 수년째 정체인 것을 감안하면 과잉 투자라는 게 업계 평가다. 지난해 전체 영화 관객은 1.3%, 티켓 매출은 0.8% 증가했다. 올 상반기 전체 관객 수는 1.0% 감소했지만 스크린 수는 3.2% 늘었다. 한 멀티플렉스 관계자는 “국내 스크린 수는 지난해 말 2766개로 사실상 포화상태”라며 “극장들의 과당경쟁으로 수익성이 갈수록 악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유재혁 대중문화 전문기자 yoo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