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위스키 1위社 디아지오마저 구조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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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울한 위스키 업계
희망퇴직에 30여명 신청
김영란법에 주52시간 여파
영업이익 5년새 반토막
페르노리카, 작년 40명 퇴직
바카디는 한국법인 청산
희망퇴직에 30여명 신청
김영란법에 주52시간 여파
영업이익 5년새 반토막
페르노리카, 작년 40명 퇴직
바카디는 한국법인 청산
디아지오코리아가 5년 만에 희망퇴직을 시행한다. 디아지오코리아는 조니워커 윈저 등을 판매하는 국내 1위 위스키업체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디아지오코리아는 지난 27일까지 입사 5년차 이상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 신청서를 받았다. 본부장과 지점장 등 전체 350여 명의 직원 중 30여 명이 신청서를 낸 것으로 알려졌다. 디아지오코리아는 희망퇴직자에 한해 퇴직금과 별도의 위로금을 지급하기로 했다. 디아지오코리아 관계자는 “실적 개선을 위해 지난해부터 사옥 이전과 구조조정을 추진해왔다”며 “8월 초까지 희망퇴직 신청자 서류를 처리하고 조직 개편을 마무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사옥 이전·희망퇴직 나서
디아지오는 1980년 오비맥주와 미국 씨그램 합작으로 세워진 회사다. 국내 위스키시장 성장을 이끌어온 ‘맏형’으로 주류업계 핵심 경영인은 대부분 디아지오 출신이다. 1990년대와 2000년대 초반까지 호황을 누리며 한때 5000억원대 연매출을 내던 디아지오는 지난 회계연도(2016년 7월~2017년 6월) 매출이 3257억원으로 하락했다. 영업이익도 5년 새 반토막 났다.
윈저 조니워커 등 주력 제품 매출이 3년 연속 내리막길을 걷자 디아지오는 지난해부터 경영 쇄신에 나섰다. 사장을 교체하고, 사옥을 서울 강남에서 여의도로 이전했다. 초호화 플래그십 매장이자 브랜드 홍보관 역할을 하던 서울 청담동 조니워커하우스도 지난 6월을 끝으로 문을 닫았다.
2월 취임한 이경우 사장은 구조조정을 추진해 재도약을 위한 발판 마련에 나섰다. 존슨앤드존슨, 레킷벤키저, CJ제일제당, 홈플러스 등을 거친 영업 마케팅 전문가인 이 사장은 불필요한 비용을 줄이고 영업 조직을 강화하는 것을 골자로 한 대책 마련에 나섰다. 여의도 새 사옥에 지정석을 없앤 ‘핫 데스크’를 대거 설치한 것도 현장 중심의 영업조직 운영을 위한 조치였다.
이번 희망퇴직은 디아지오의 구조조정 마지막 수순이라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이 사장은 6월 이관섭 홈플러스 마케팅 부문장을 전무로 영입하기도 했다. 디아지오 관계자는 “위스키 등 주류 유통은 영업이 전체의 90% 이상을 좌우하는 만큼 전열을 재정비해 재도약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외식·유흥문화의 ‘대전환’
국내 위스키 출고량이 9년째 감소세를 보이면서 위스키업계의 구조조정은 수년째 계속되고 있다. 지난해 세계 3위 주류업체이자 세계 1위 럼 브랜드 바카디의 한국법인인 바카디코리아는 한국 진출 10년 만에 청산했다. 2위 위스키회사인 페르노리카코리아도 지난해 40명의 희망퇴직을 받았고, 사옥을 강남에서 강북으로 옮겼다. 지난해에는 부정청탁금지법(김영란법) 시행, 워라밸 문화 확산 등의 영향으로 전체 위스키 판매량은 2015년보다 4.5% 줄었다.
올 들어 위기감은 더 커졌다. 외식·주류업계는 주 52시간 근무제 시행이 1980년대부터 이어져온 외식과 유흥 문화의 대전환을 촉발할 것으로 보고 있다.
주류업계 관계자는 “국내 양주산업은 국가의 고도성장, 산업 발전과 함께 커왔다”며 “유흥 소매업소에서 80% 이상이 판매돼온 위스키가 접대문화와 함께 자연스럽게 사라지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위스키업계는 수입 술의 종류를 럼, 보드카, 맥주 등으로 넓히는 한편 기존 위스키를 소용량으로 제조해 편의점 채널로 유통하는 등 자구책을 찾고 있다.
김보라 기자 destinybr@hankyung.com
31일 업계에 따르면 디아지오코리아는 지난 27일까지 입사 5년차 이상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 신청서를 받았다. 본부장과 지점장 등 전체 350여 명의 직원 중 30여 명이 신청서를 낸 것으로 알려졌다. 디아지오코리아는 희망퇴직자에 한해 퇴직금과 별도의 위로금을 지급하기로 했다. 디아지오코리아 관계자는 “실적 개선을 위해 지난해부터 사옥 이전과 구조조정을 추진해왔다”며 “8월 초까지 희망퇴직 신청자 서류를 처리하고 조직 개편을 마무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사옥 이전·희망퇴직 나서
디아지오는 1980년 오비맥주와 미국 씨그램 합작으로 세워진 회사다. 국내 위스키시장 성장을 이끌어온 ‘맏형’으로 주류업계 핵심 경영인은 대부분 디아지오 출신이다. 1990년대와 2000년대 초반까지 호황을 누리며 한때 5000억원대 연매출을 내던 디아지오는 지난 회계연도(2016년 7월~2017년 6월) 매출이 3257억원으로 하락했다. 영업이익도 5년 새 반토막 났다.
윈저 조니워커 등 주력 제품 매출이 3년 연속 내리막길을 걷자 디아지오는 지난해부터 경영 쇄신에 나섰다. 사장을 교체하고, 사옥을 서울 강남에서 여의도로 이전했다. 초호화 플래그십 매장이자 브랜드 홍보관 역할을 하던 서울 청담동 조니워커하우스도 지난 6월을 끝으로 문을 닫았다.
2월 취임한 이경우 사장은 구조조정을 추진해 재도약을 위한 발판 마련에 나섰다. 존슨앤드존슨, 레킷벤키저, CJ제일제당, 홈플러스 등을 거친 영업 마케팅 전문가인 이 사장은 불필요한 비용을 줄이고 영업 조직을 강화하는 것을 골자로 한 대책 마련에 나섰다. 여의도 새 사옥에 지정석을 없앤 ‘핫 데스크’를 대거 설치한 것도 현장 중심의 영업조직 운영을 위한 조치였다.
이번 희망퇴직은 디아지오의 구조조정 마지막 수순이라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이 사장은 6월 이관섭 홈플러스 마케팅 부문장을 전무로 영입하기도 했다. 디아지오 관계자는 “위스키 등 주류 유통은 영업이 전체의 90% 이상을 좌우하는 만큼 전열을 재정비해 재도약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외식·유흥문화의 ‘대전환’
국내 위스키 출고량이 9년째 감소세를 보이면서 위스키업계의 구조조정은 수년째 계속되고 있다. 지난해 세계 3위 주류업체이자 세계 1위 럼 브랜드 바카디의 한국법인인 바카디코리아는 한국 진출 10년 만에 청산했다. 2위 위스키회사인 페르노리카코리아도 지난해 40명의 희망퇴직을 받았고, 사옥을 강남에서 강북으로 옮겼다. 지난해에는 부정청탁금지법(김영란법) 시행, 워라밸 문화 확산 등의 영향으로 전체 위스키 판매량은 2015년보다 4.5% 줄었다.
올 들어 위기감은 더 커졌다. 외식·주류업계는 주 52시간 근무제 시행이 1980년대부터 이어져온 외식과 유흥 문화의 대전환을 촉발할 것으로 보고 있다.
주류업계 관계자는 “국내 양주산업은 국가의 고도성장, 산업 발전과 함께 커왔다”며 “유흥 소매업소에서 80% 이상이 판매돼온 위스키가 접대문화와 함께 자연스럽게 사라지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위스키업계는 수입 술의 종류를 럼, 보드카, 맥주 등으로 넓히는 한편 기존 위스키를 소용량으로 제조해 편의점 채널로 유통하는 등 자구책을 찾고 있다.
김보라 기자 destinyb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