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고점' 논란 가라앉나… 삼성전자 "하반기 이어 내년에도 좋다"
SK하이닉스에 이어 삼성전자도 증권가에서 불거진 ‘반도체 경기 고점 논란’을 일축했다. 삼성전자는 올 하반기뿐만 아니라 내년까지 서버용 D램을 중심으로 안정적인 수요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회사 측은 수익성 위주에서 공급량을 늘려 점유율을 높이는 전략으로 돌아설 것이라는 일각의 관측에 대해서도 “사실이 아니다”고 반박했다.

전세원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마케팅팀 전무는 31일 2분기 실적발표회에서 “계절적 성수기인 3분기로 접어든 데다 데이터 센터 및 모바일 부문의 수요 강세도 예상된다”며 “업계의 공급 확대 노력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수요를 따라가기 쉽지 않아 긍정적인 업황이 지속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서버용 D램 수요는 꾸준히 이어질 것으로 봤다. 구글, 마이크로소프트(MS), 아마존 등 글로벌 정보기술(IT)업체들이 하반기에 신규 클라우드 서비스 출시를 계획하고 있어서다. 미국 업체들에 이어 중국 업체의 데이터 센터용 반도체 수요도 확대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D램과 달리 낸드플래시는 공급이 늘면서 가격이 떨어졌다. 하지만 가격 하락이 다시 수요를 만들어내며 SSD(솔리드 스테이트 드라이브) 사용량이 증가했다는 게 삼성 측 얘기다. 최근에는 64GB 서버용 D램과 8TB SSD 등 고용량 제품 수요가 늘어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삼성전자는 내년 D램 수급 전망도 긍정적으로 봤다. 공급 측면에서 반도체 제조사들이 10나노급 공정 전환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데다 공정기술이 높아질수록 대규모 자본이 필요해 진입 장벽이 높아지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전 전무는 “내년에도 업황이 안정적일 것”이라며 “중장기적으로도 인공지능(AI), 5G(5세대 이동통신) 기술 확산 등의 영향으로 서버의 고성능, 고용량 추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수익성 위주의 경영전략에서 시장 점유율을 끌어올리는 쪽으로 방향을 선회한 게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 “단기적인 외적 성장이 아니라 중장기적인 수익성 강화가 기본 전략이며 이에 대한 변화는 없다”고 강조했다. 회사 측은 “연말에는 10나노급 D램 제품 비중이 전체의 70% 이상이 될 것”이라며 “1Z 나노(10나노 초반) D램 제품 등을 차질 없이 개발해 지속적으로 업계 최고 기술력을 확보해나가겠다”고 했다.

고재연 기자 y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