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력공사가 영국 무어사이드 원전사업의 우선협상자 지위를 상실한 가운데 원자력발전소 수출의 수익성이 관심을 끌고 있다.

한국이 2009년 사상 처음 아랍에미리트연합(UAE)에 수출한 바라카 원전의 경우 총 수익률이 7~8% 선인 것으로 알려졌다. 원전업계 관계자는 “바라카 원전의 수출 계약을 맺을 때만 해도 10% 수익을 낼 것으로 전망했지만 이후 7~8% 수준으로 조정됐다”며 “워낙 수출 규모가 크기 때문에 수익성은 상당히 좋은 편”이라고 말했다.

바라카 원전은 총 4기(각 1400MW급) 규모로, 2011년 착공해 2020년 완공할 예정이다. 아부다비 서쪽 270km 거리의 사막 위에 국내 기술로 짓고 있다. 올해 초 제1기가 완공돼 시험 가동 중이다. 수출액은 계약금액 기준으로 총 186억달러다. 자동차로 환산하면 중형 승용차를 100만대 이상 판매하는 효과다. 또 한국전력 한국수력원자력 두산중공업 현대건설 삼성물산 등에서 양질의 일자리를 다수 창출하고 있다.

한전이 영국 정부와 무어사이드 원전 협상을 계속하겠다고 밝혔지만 추정 수익률은 크게 낮아졌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영국 측이 협상 조건으로 ‘RAB’(Regulated Asset Based, 규제자산기반) 모델을 새로 들고 나와서다. 종전의 ‘발전차액정산제도’(CfD)와 달리 영국 정부가 사업 위험을 분담하는 대신 기대 수익을 낮추는 게 핵심이다. 한 원전 전문가는 “무어사이드 협상이 어떻게 전개될 지 예측하긴 어렵지만 추정 수익률은 4~5%를 넘지 않을 게 분명하다”며 “한국이 무리하게 수익을 낮춰 협상해선 안된다”고 말했다.

문신학 산업통상자원부 원전산업정책관은 “원전 개발사업권을 갖고 있는 일본 도시바와 영국 정부, 한국 등 3개국이 공통 이익을 달성할 수 있도록 국가와 기관간 협상을 계속 이어가겠다”고 설명했다.

조재길 기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