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웨이 SK매직 등 생활가전 렌털업체가 2분기 사상 최대 매출을 기록했다. 매 분기 최대 실적 기록을 갈아치우고 있다.

미세먼지 폭염 등으로 공기청정기 정수기 등 ‘환경 가전제품’이 필수품으로 자리잡고 있어서다. 국내 정수기 보급률이 아직 60% 미만인 데다 공기청정기 시장도 계속 커지고 있어 렌털업체의 실적 신기록 행진은 계속 이어질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이와 함께 소비자 인식 변화도 매출 증가의 배경이 됐다는 분석이다. 렌털업계 관계자는 “소득 수준이 낮았던 과거엔 집 자동차 가전제품 등 내 것을 가지려는 소유욕이 컸지만 지금은 빌려 쓰는 게 상식인 시대가 됐다”며 “이런 인식 변화가 렌털시장의 성장을 이끄는 또 다른 축”이라고 설명했다.
렌털시장은 레드오션?… 실적으로 '무한성장' 증명
◆코웨이, 2분기 렌털 판매 최대

국내 1위 렌털업체 코웨이는 2분기 매출 6781억원, 영업이익 1293억원의 실적을 기록했다. 매출은 역대 분기를 통틀어 최대치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매출은 8.8%, 영업이익은 7.2% 늘었다. 국내외 렌털 판매량도 사상 최대 수준이었다. 2분기 국내외에서 총 50만9000대를 팔았다. 전년 동기 대비 7.1% 증가했다.

코웨이 관계자는 “정수기 공기청정기 등 주요 환경 가전제품 판매가 증가했다”며 “시루 직수정수기, 사계절 의류청정기 등 올해 전략제품 판매를 시작한 것도 실적에 보탬이 됐다”고 말했다.

SK매직도 사상 최대 매출을 올렸다. 매출 1615억원, 영업이익 69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매출은 25.5%, 영업이익은 45.3% 늘었다. SK매직은 “올인원 직수정수기와 모션 공기청정기 등 지난 3월 판매를 시작한 제품이 많이 팔린 덕분에 누적 렌털 계정이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3분기 전망도 밝다. 연일 계속되는 폭염 속에 정수기 판매량이 급증하고 있다. 시원한 물을 바로 마실 수 있는 정수기를 찾는 이용자가 늘었기 때문이다. 코웨이의 지난달 정수기 판매량은 작년 동기에 비해 약 30% 증가했다. 같은 기간 SK매직의 정수기 판매량도 35% 늘었다.

김상준 코웨이 커뮤니케이션 실장은 “지속되는 폭염 영향으로 냉정수기에 대한 문의와 함께 판매량도 급증하고 있다”고 했다. 김영옥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무더위 속에 코웨이 등 생활가전 렌털업체들의 실적이 더욱 좋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B2B·해외 시장도 ‘쑥쑥’

렌털업체들은 매트리스 안마의자 에어컨 등으로 렌털 품목을 확대하고 있다. 코웨이 매트리스 렌털 판매량은 역대 2분기 사상 최대였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2.2% 증가한 3만9000대를 기록했다. 청호나이스는 지난달 에어컨 렌털사업에 나섰다. 관리 서비스를 더한 패키지 상품으로 기존 대기업의 판매 제품과 차별화했다.

렌털업체들은 또 B2B(기업 간 거래) 시장 공략을 강화하고 있다. 가정뿐만 아니라 어린이집 학교 경로당 은행 등에서 정수기 공기청정기 수요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일부 지방자치단체에선 어린이집 학교 경로당 등에 공기청정기 렌털료를 지원해준다.

이석호 청호나이스 대표는 “올해 사무실 학교 병원 등 신설 건물을 타깃으로 마케팅을 강화하겠다”고 했다. 이재호 코웨이 부사장(CFO)도 “올해 하반기 B2B와 B2G(정부기관 거래) 시장 확대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해외 시장도 열리고 있다. 코웨이 청호나이스 쿠쿠홈시스 등은 한류 바람이 부는 동남아시아 시장 진출을 적극 추진 중이다. 코웨이의 2분기 말레이시아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6.8% 증가했다. 말레이시아 계정 수는 79만6000개로 전년 동기 대비 47.1% 늘었다.

전설리 기자 slj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