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tty Images Ban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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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그룹이 올 하반기 공채부터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채용을 전 계열사로 확대 시행한다. 대학교를 찾아가는 캠퍼스 리크루팅은 줄이고 페이스북과 취업카페 등을 통한 온라인 채용설명회를 늘리기로 했다. 김진성 롯데지주 인재육성팀 수석은 1일 “상반기 6개 계열사에 시범 도입한 AI 채용에 대해 유용하다는 내부 평가가 많았다”며 “AI를 활용한 이력서 검증을 하반기부터 전 계열사로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력서 검토시간 대폭 단축

롯데그룹은 올 상반기 롯데제과·롯데칠성음료·롯데백화점·롯데마트·롯데정보통신·대홍기획 등 6개사를 대상으로 AI 채용을 시범 도입했다. 롯데는 상반기 채용에서 △필요인재 부합도 △직무적합도 △자기소개서 표절 여부 등 세 가지 영역에서 AI를 활용했다. 필요인재 부합도는 그룹 우수인재 성향과 패턴을 분석해 모델로 만든 뒤 지원자가 회사에 필요한 인재상에 얼마나 부합하는지 예측하는 것이다. 직무적합도는 지원자의 직무경험 기술서를 통해 지원 업무에 얼마나 적합한지 파악한다. 수년간 롯데그룹에 지원한 사람의 자기소개서, 온라인 카페·블로그, 학술자료, 빅데이터 등과 연동해 표절이 의심되는 문구가 있는지도 점검했다.

공채 서류전형을 주관한 롯데지주 관계자는 “필요인재 부합도에서 고득점을 얻은 지원자가 직무면접에서도 좋은 평가를 받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AI를 활용해 보니 지난해 10여 일 걸리던 자기소개서 검토 시간이 8시간으로 줄어들었다”며 “인사담당자의 주관적 판단을 최소화하고 같은 기준과 잣대로 평가해 공정성과 객관적 신뢰성을 높일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롯데는 올 하반기부터 AI 채용을 전 계열사로 확대 시행하기로 했다. 온라인 채용설명회를 통해 더 많은 구직자에게 취업정보를 제공할 방침이다. 지난해 열린 롯데 잡카페 모습.  /롯데 제공
롯데는 올 하반기부터 AI 채용을 전 계열사로 확대 시행하기로 했다. 온라인 채용설명회를 통해 더 많은 구직자에게 취업정보를 제공할 방침이다. 지난해 열린 롯데 잡카페 모습. /롯데 제공
◆여름인턴 불합격자 피드백 시행

롯데는 하반기 채용부터 캠퍼스 리크루팅을 줄이고 온라인 채용설명회를 적극 활용하기로 했다. 지난해 하반기 공채부터 진행한 인터넷 댓글 설명회를 더 많이 연다는 계획이다. 댓글 설명회는 각 계열사 인사담당자가 구직자의 궁금증에 댓글을 달아주는 방식의 설명회다. 롯데백화점은 지난 3월15일 페이스북 ‘디지털 채용설명회’을 열었다. 이날 설명회는 온라인 채용설명회를 방문한 인원이 3만5000여 명에 달할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송지홍 롯데백화점 인사팀 매니저는 “시공간 제약을 해결해주는 디지털 채용설명회를 확대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롯데는 온라인 채용설명회와 함께 인사담당자를 만나 채용 궁금증을 풀 수 있는 잡카페도 늘릴 계획이다.

롯데는 올여름 인턴부터 ‘인턴평가 피드백’을 검토 중이다. 22개사에서 진행 중인 7~8월 여름인턴이 끝나면 정식 직원으로 채용되지 못한 인턴에게 어떤 부분이 부족했고 보완해야 하는지 등을 인사담당자와 현장 근무자들이 알려줄 예정이다. 롯데는 2014년 하반기 공채부터 불합격자에게 면접 결과를 설명해줘 구직자 사이에서 좋은 평가를 얻고 있다. 롯데는 평가표에 지원자 전체 평균 점수, 합격자 평균점수, 지원자 개인 점수를 그래프로 제공하고 있다. 김진성 수석은 “처음 도입 땐 기업 이미지가 나빠지지 않을까 우려했지만 불합격 통보가 아니라 실질적인 피드백이란 점에서 긍정적 평가를 얻고 있다”고 설명했다. 롯데는 올 상반기 공채·인턴 등을 통해 신입사원 1150명을 채용했다. 하반기에도 비슷한 수준으로 채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공태윤 기자 true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