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짜 뉴스의 진원지로 악용되고 있다는 비판을 받아온 페이스북이 11월 미국 중간선거에 개입할 가능성이 있는 가짜 계정을 찾아내 삭제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지난달 31일(현지시간) 페이스북이 미국 중간선거 때 허위 정보와 악성 콘텐츠를 퍼뜨리려는 의도를 가진 것으로 의심되는 가짜 계정 32개를 없앴다고 보도했다.

페이스북이 이번에 삭제한 계정과 페이지는 아스틀란 전사(Aztlan Warriors), 블랙 엘리베이션(Black Elevation) 등의 이름으로 지난해 3월부터 올해 5월 사이에 개설됐다. 9500개 이상의 게시물을 올렸고 29만 개 이상의 계정이 이들 페이지를 팔로했다.

페이스북은 오는 12일 워싱턴DC 백악관 근처에서 극우 성향의 ‘유나이트 더 라이트’ 관련 시위가 열릴 것으로 예상돼 가짜 계정 적발 사실을 서둘러 공개했다고 설명했다. 백인우월주의 시위대와 반(反)인종주의 시위대의 충돌이 우려되는 상황이라 정치적 오해 소지를 없애기 위해서다. 페이스북이 삭제한 계정 가운데는 미국 내 불법 이민자 단속기관인 연방 이민세관단속국(ICE)을 겨냥해 ‘ICE 폐지 운동’을 확산하려는 계정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2016년 미국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러시아 정부를 배후로 둔 것으로 알려진 인터넷리서치에이전시(IRA)는 페이스북을 이용해 미국 내 증오를 부추기는 광고를 잇달아 퍼뜨려 논란이 됐다. 페이스북은 그러나 러시아가 배후인지 확인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페이스북은 “지난해 가짜 정보 양산이 쉽지 않도록 보안을 강화했지만 결코 포기하지 않고 전술을 바꿔가면서 자금력까지 갖춘 적들과 맞닥뜨리고 있다”고 말했다.

추가영 기자 gych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