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엔 문자신고…온·오프 설정 가능
90데시벨의 비상사이렌도 울려
남녀노소 가리지 않고 사용 가능할 듯
가격 2만5000원…가성비는 합격점
7월 31일 오후 서울 을지로에 위치한 휴게 공터. SK텔레콤의 사물인터넷(IoT) 호신용품 '마이히어로'의 뚜껑을 열자마자 요란한 사이렌이 울렸다. 뚜껑을 닫자 소리가 멈췄다. 이후 1분도 채 지나지 않아 미리 앱(응용프로그램) 등록해뒀던 지인에게 '무슨일이냐'며 연락이 왔다. 위험해 처해있다는 연락을 받았다는 것이다.
실제로 사용해 본 마이히어로는 아주 정확하게 사용자가 있는 장소를 구글 지도에 표시했고, 눈 깜짝할 사이에 지인에게 알림을 보냈다.
지름 0.8cm, 높이 8cm. 마이히어로의 길이는 성인 여자 손가락 크기만 하다. 보통 호신용품은 여성이 쓰는 것이라지만, 시대가 바뀐 만큼 남성‧노인‧임신부 등 그 누가 사용해도 부족함이 없어보였다. 위험 지역으로 여행을 갈 때 챙겨가도 좋을 것 같았다.
다만 대부분의 IoT 기기가 그렇듯 사용자 환경에 따라 성능이 좌지우지 되는 점은 아쉬웠다. 위험한 상황은 예고없이 찾아 오기 때문이다. 마이히어로는 원활한 작동을 위해서 휴대폰이 인터넷과 GPS에 반드시 연결돼 있어야 한다.
마이히어로는 SK텔레콤의 IoT 플랫폼 ‘스마트홈’ 앱(응용프로그램)에 등록해야 한다. 등록하지 않으면 사용할 수 없다. 일단 모바일에 스마트홈 앱을 깔고 블루투스를 연결해 기기를 등록한다. 그렇게 연결된 기기가 GPS와 연동해 사용자의 위치를 추적하고, 통신망을 사용해 지인들에게 문자를 보내는 것이다.
사용해본 결과, 물리적으로 ‘확’ 와 닿는 기능은 ‘비상 사이렌’ 소리다. 원통형의 마이히어로 뚜껑을 열면 ‘삑’하는 경고음이 계속 울린다. 나의 위험을 알리는 소리인 셈이다. 소리는 90데시벨 정도다. 지하철이 지나갈 때 나는 소음이 약 90데시벨 정도라고 하니, 결코 작은 소리는 아닌 것 같다.
또 원통형의 뚜껑만 열면 미리 등록해놓은 지인들과 경찰에 문자로 나의 위치를 알릴 수 있다. 112 문자 설정은 사용자가 자유롭게 끄고 켤 수있다. 112 문자 알림 기능을 켰는데, 잘못 뚜껑을 뽑았다면 20초 내에 뚜껑을 다시 닫으면 된다. 지인 긴급메시지 전송 기능은 훌륭했다. 일단 스마트홈 앱에 지인을 등록해놔야 한다. 위험 순간 뚜껑을 빼면 등록된 지인에게 문자가 간다. SK텔레콤의 IoT 플랫폼을 쓰고 있는 지인이라면 플랫폼에서 알람이 간다. 뚜껑을 빼고 20초가 흘렀을까. 다급한 전화가 왔다.
문자 내용은 “[SKT 스마트홈][최수진]. 현위치(구글 지도 링크). ‘위험하오니 도와주세요’”였다. 이름과 문자 내용 모두 미리 지정해놓은 것들이었다. 현 위치는 구글 지도에 표시돼 링크로 전달됐다. ‘서울 중구 수하동’. 생각보다 정확한 위치가 찍혔다.
이 밖에 뚜껑을 열기만 하면 당시 상황이 자동으로 3분간 녹음된다. 위험 상황에 대한 물증확보가 가능해보였다. 마이히어로를 끄고 싶다면 옆의 버튼을 5초간 꾹 눌러주면 된다.
다만 마이히어로 사용시 주의점이 있다. IoT 기기인 만큼 사용자 환경이 매우 중요하다점을 항상 염두에 둬야 한다. 마이히어로의 원활한 사용을 위해서는 ‘스마트홈’ 앱을 절대 끄면 안 되고 마이히어로가 스마트홈 앱과 블루투스로 항상 연결돼 허용 범위 내에 있어야 한다.
이 같은 주의 사항은 IoT 기기의 장점이자 한계점이다. 인터넷 망만 연결되면 편리함이 보장되는 반면 통신이나 인터넷 환경에 따라 사용 경험이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기에 오작동의 가능성이 늘 있다는 점이 그렇다.
마이히어로의 가격은 2만5000원이다. SK텔레콤 공식 대리점이나 온라인 상점 T월드다이렉트, 11번가에서도 판다. 지인 호출 등 다양한 기능을 갖춘 제품들이 7만원 가량임을 고려하면 ‘가성비’가 훌륭한 제품이다.
최수진 한경닷컴 기자 naiv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