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루킹' 김동원 씨의 댓글조작 의혹을 수사하는 허익범 특별검사팀이 2일 오전 김경수 경남지사 집무실과 관사에 대해 압수수색에 나서자 경남도가 술렁거렸다.
특검팀은 이날 공무원들이 출근하기 전인 오전 7시 30분께부터 도청 집무실과 관사로 나눠 압수수색 절차를 밟았다.
특검팀은 최득신 특별검사보와 정우준 검사 등 수사인력 17명을 창원으로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압수수색에 앞서 김 지사 변호인 측과 통화를 하며 압수수색을 통지했다.
변호인 입회 아래 각종 서류를 복사하거나 디지털 자료를 내려받는 등 각종 자료를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이날 김 지사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도청 관계자들은 김 지사가 이날 하루 연가를 냈다고 전했다.
당초 김 지사는 다음 주에 여름 휴가를 사용할 것으로 알려졌으나 예정에 없던 연가를 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경남을 벗어난 다른 지방에 머물고 있다고 전해지기도 했다.
김 지사 측근 사이에 이날이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한 정치적 지지 의사를 밝히며 인연을 맺은 뒤 평생 후원자이자 동반자로 지낸 고 강금원 전 창신섬유 회장의 기일이어서 강 전 회장의 묘소에 갔을 것이라는 추정도 나왔다.
김 지사 변호인도 "김 지사가 압수수색 영장 재청구 사실을 모른 채 휴가를 낸 것으로 안다"면서도 김 지사의 행방에 대해서는 함구했다.
이날 압수수색에 대해 김 지사 측근은 "소환을 앞두고 김 지사에 대한 마지막 물증확보 차원의 압수수색으로 보인다"며 "'성완종 게이트'에 연루된 홍준표 전 지사 재직시절에도 하지 않았던 압수수색을 김 지사가 취임한 지 한 달밖에 지나지 않은 시점에서 하는 것은 유감이다"고 말했다.
김 지사도 전날 경남도정 4개년 계획(안) 최종보고회에 참석해 "(드루킹) 사건 때문에 도민 걱정이 많겠지만, 언론이 지난 경찰 조사과정에서 충분히 밝히고 소명했던 내용을 마치 새로운 것인 양 반복해서 보도한다"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낸 뒤 "소환되면 특검 조사에서 도민 의혹을 충분히 해소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입장을 보였다.
특검의 압수수색 집행에 대해 도청 공무원들은 '올 것이 왔다'는 분위기 속에 일손이 잡히지 않는 모습이다.
김 지사가 전날까지 소환 통보도 없었다고 한 상황에서 압수수색이 집행되자 도지사 집무실 주변을 서성거리기도 했다.
한 공무원은 "김 지사가 취임한 지 한 달밖에 되지 않은 데다 관사는 입주한 지 보름여밖에 지나지 않은 상황에서 드루킹 의혹과 관련한 증거가 나오겠느냐"고 의문을 나타냈다.
도내 여야 정당들도 특검의 압수수색에 대해 관심 있게 지켜보면서도 입장은 달랐다.
더불어민주당 경남도당 관계자는 "특검은 특검 필요에 따라 압수수색을 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지금까지 드루킹 의혹과 관련한 김 지사의 혐의를 입증할 구체적 물증은 보이지 않는 것으로 판단되지만 일단 수사를 지켜볼 뿐이고 김 지사가 잘 대응하리라 본다"고 말했다.
자유한국당 경남도당은 "김 지사와 드루킹 일당과의 관계가 단순한 지지그룹을 넘어 문고리 권력과 핵심 조력자 관계였음이 특검에서 속속 밝혀지고 있다"며 "취임 한 달만에 도지사가 피의자 신분이 된 것은 새롭게 출발한 도정에 부담이고 이 사건 실체는 명명백백하게 밝혀져야 한다"고 밝혔다.
이날 압수수색이 진행된 김 지사 집무실과 관사 앞에는 수십 명의 취재진이 몰려 '드루킹 의혹'에 쏠린 관심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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