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마을] 현실의 눈으로 바라본 치매환자 간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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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미안해
![[책마을] 현실의 눈으로 바라본 치매환자 간병](https://img.hankyung.com/photo/201808/AA.17436207.1.jpg)
《엄마, 미안해》는 50대 일본의 독신남인 저자가 치매에 걸린 여든 노모를 간병하며 경험한 이야기다. 어머니를 전문 시설로 보내기까지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2년 반 동안의 일이다. 자유롭게만 살던 중년의 아들이 마주한 어머니의 병은 감당하기 힘든 무게로 삶을 짓눌렀다. 아버지가 돌아가신 뒤에도 합창단 활동, 외국어 공부를 하면서 인생을 즐겼고 자존심도 센 어머니였기에 더 받아들이기 어려웠다. “실제로 간병하는 입장에 놓이면 ‘편안한 간병’ 또는 ‘즐거운 간병’이란 있을 수 없다”는 저자의 하루하루는 전쟁 같다. 담담하고 차분한 문체로 풀어내 더 현실적으로 다가온다. 어머니의 병이 깊어지고 길어지면서 “단언컨대 가장 바람직한 위로는 돈”이라거나 “어머니가 돌아가시면 나는 이 중압감에서 해방될 수 있다”는 솔직한 심정도 털어놓는다.
책은 초고령화사회로 빠르게 달려가고 있는 우리 주변을 돌아보게 한다. 저자는 고령자 간병은 “자식이니 당연히 해야 하는 것이 아니다”며 “사회적 사업으로 생각하지 않으면 그 임무를 완수하기 어렵다”고 강조한다. ‘존엄을 지키면서 늙어가기’ 위해 우리가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지 생각해 보게 하는 책이다. (마쓰우라 신야 지음, 이정환 옮김, KMAC, 253쪽, 1만4000원)
윤정현 기자 hi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