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당대표 주자로 나선 송영길(왼쪽부터), 이해찬, 김진표 의원이 2일 광주광역시에서 열린 첫 TV토론에 앞서 손을 잡고 기념촬영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주자로 나선 송영길(왼쪽부터), 이해찬, 김진표 의원이 2일 광주광역시에서 열린 첫 TV토론에 앞서 손을 잡고 기념촬영하고 있다. /연합뉴스
“저도 4선 국회의원인데 이 후보께 전화하기 쉽지 않습니다.”(송영길 후보)

“소통 못 한 점 인정하고 앞으로 열심히 하겠습니다.”(이해찬 후보)

“‘보수 궤멸’ 발언에 야당이 반발하는데 협치가 되겠습니까.”(김진표 후보)

더불어민주당 당권에 도전한 송영길·김진표·이해찬(기호순) 후보는 2일 광주MBC 주최로 광주광역시에서 열린 첫 TV토론회에서부터 상대 후보의 정곡을 찌르며 압박했다. 호남은 전당대회에서 최대 유권자 그룹인 대의원과 권리당원 비중이 가장 높은 최대 표밭이다. 호남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지지율은 80%를 웃돌 정도로 압도적이다. 세 후보는 너나없이 ‘문재인 정부 성공을 뒷받침할 적임자’를 자임했다. 송 후보는 “북방 협력으로 (문 대통령을) 지근거리에서 보좌하고 외교정책을 뒷받침했다”며 “총선에 승리하는 이지스함이 되겠다”고 말했다. 김 후보는 “오직 문재인 정부의 성공만을 생각하고 총선 승리를 이끌겠다”고 공약했다. 이 후보는 “민주당 대표는 문재인 정부를 성공시키는 일을 뒷받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송 후보와 김 후보는 당 대표 적합도 조사에서 선두를 달리는 이 후보에게 공세를 집중했다. 송 후보는 “4선 국회의원인 저도 (이 후보에게) 전화하기가 쉽지 않다. 당내 66명에 달하는 초선들과 소통이 되겠느냐”며 소통 부재를 꼬집었다. 이 후보는 “그동안 소통을 많이 못 한 점을 솔직히 인정한다”며 “앞으론 당내 의원들 간 정책 토론회를 충분히 열어 활발히 소통하겠다”고 답했다.

김 후보는 질문 차례가 오자 이 후보를 향해 “보수 궤멸과 20년 집권계획을 말했는데, 야당과 협치하는 데 어렵지 않을까 한다”고 이 후보의 강성 이미지를 파고들었다. 이 후보는 “과거 국민의 정부, 참여정부에서 만든 정책이 보수정권 집권 후 무너지는 것을 보지 않았느냐. 정책이 뿌리내리기 위해선 20년 정도는 필요하다는 취지였다”고 해명했다.

송 후보는 김 후보를 겨냥해선 “김 후보의 대책을 보면 기획재정부 발표인지 당 대표의 공약인지 혼동될 정도”라고 날을 세웠다. 김 후보는 “민주당이 경제도 잘 한다는 것을 국민이 느낄 수 있도록 중소벤처 창업 등을 당이 정부, 청와대와 공동운명체처럼 만들어가겠다”고 말했다.

호남은 이번 전당대회에서 40%를 반영하는 권리당원 비중이 27%로 가장 높다. 또 45%를 반영하는 대의원(총 1만7000명)도 단일 지역 중 가장 많다. 당 대표 TV토론회를 광주에서 시작한 것도 이 때문이다. 송 후보는 유일 호남 출신 당 대표 후보라는 점을 내세웠으며 이 후보는 5·18 민주화운동 유공자임을 강조했다. 김 후보는 김대중 정부에서부터 인연을 맺어온 점을 부각하며 호남 표심에 ‘구애’ 공세를 펼쳤다.

배정철 기자 bj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