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분기 상장사 실적 선방… '쇼크'·'서프라이즈' 엇비슷
상장기업의 올해 2분기 실적 발표 기간(어닝시즌)이 중반으로 접어든 가운데 영업이익이 시장 기대치(컨센서스)를 크게 밑돌거나 반대로 크게 초과한 기업 수가 엇비슷한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미중 무역전쟁 같은 악재 속에서 비교적 '선방'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5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증권사 3곳 이상의 실적 추정치가 있는 코스피·코스닥 상장사 가운데 지난 2일까지 2분기 실적(연결 재무제표 기준)을 발표한 기업은 모두 102개사다.

이 중 51개사의 영업이익은 컨센서스를 웃돌았고 그 반대인 기업도 51개사로 집계됐다.

영업이익이 컨센서스보다 10% 이상 적은 '어닝 쇼크'를 기록한 기업은 32개사였고 반대로 컨센서스보다 10% 이상 많은 '(어닝 서프라이즈'를 낸 기업은 26곳으로 큰 차이는 없었다.

분석 대상 102개사가 발표한 2분기 영업이익 합계는 39조9천970억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34조7천273억원)보다 15.2% 늘었다.

이는 컨센서스(40조1천953억원)와 비교하면 0.5% 적은 것으로, 예상치에 견줘도 그리 나쁜 수준은 아닌 셈이다.

조승빈 대신증권 연구원은 "현재까지 발표된 기업 실적은 양호하다"며 "정보기술(IT) 하드웨어 업종과 은행 등의 실적이 잘 나온 덕에 선방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박소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도 "무역분쟁 이슈가 한창임에도 2분기 어닝시즌은 양호한 결과를 보이고 있다"며 "컨센서스를 밑돈 기업 중에는 이미 적자가 예상됐던 조선사들이 많이 포함된 것을 고려하면 기업 실적이 크게 훼손되지는 않은 것"이라고 평가했다.

기업별로 보면 LG이노텍이 36억원의 영업손실을 낼 것으로 예상됐으나 실제로는 134억원의 흑자를 기록했다.

현대위아도 영업이익이 컨센서스보다 66.5% 많았고 삼성물산(40.7%), 삼성엔지니어링(36.8%), 한솔제지(36.6%), 호텔신라(35.1%) 등도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했다.

반면 녹십자의 영업이익은 컨센서스 대비 56.0% 적은 것을 비롯해 현대일렉트릭(-53.0%), LG하우시스(-48.8%), 모두투어(-43.1%), 송원산업(-42.1%), 하나투어(-37.9%) 등은 '어닝 쇼크'를 냈다.

시가총액 1위 삼성전자의 영업이익은 14조8천690억원으로 컨센서스를 2.8% 하회했지만 2위 SK하이닉스는 5조5천739억원으로 컨센서스를 5.2% 웃돌았다.

2분기 어닝 시즌은 일단 선방했다는 평가가 나오지만 3분기 이후에 대한 전망은 엇갈린다.

박소연 연구원은 "최근 원·달러 환율이 상승해 수출주 수혜 폭이 커질 수 있다"며 "현 수준의 환율이 유지되면 3분기 실적 발표 시즌에는 대규모 어닝 서프라이즈가 나올 수 있다"고 긍정적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조승빈 연구원은 "그동안 실적 전망치가 계속 내려가던 중에 2분기 실적이 양호하게 나와 당분간 하향 조정 추세가 심해지지는 않으리라고 본다"면서도 "하반기 이후 실적을 판단하기는 아직 이르다"라고 좀 더 신중한 입장을 취했다.

이경수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2분기 실적은 일단 컨센서스에 부합하지만, 내년 영업이익 증가율 추정치가 계속 낮아지는 것이 문제다"라면서 "글로벌 경기도 불투명한 상황이어서 향후 이익 증가율 둔화에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