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의 달인’으로 불리는 워런 버핏(사진)이 이끄는 금융투자회사인 벅셔해서웨이의 올해 2분기 순이익이 120억달러(약 13조5000억원)로 전년 동기 대비 3배 가까이 증가해 주목받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벅셔해서웨이의 2분기 영업이익도 67.2% 증가한 68억9000만달러(약 7조7000억원)를 기록했다고 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애플株 사모은 버핏, 2분기 13.5조 벌었다
벅셔해서웨이의 이 같은 ‘깜짝 실적’은 최근 시가총액 1조달러를 넘어선 애플에 대한 투자가 대박을 낸 덕분이라는 분석이 많다. 벅셔해서웨이는 애플 지분 약 5%를 보유한 대주주다. 버핏은 애플 주식을 현재 주가의 절반도 안 되는 100달러 미만에 매입하기 시작해 꾸준히 투자한 덕분에 수백억달러를 벌어들인 것으로 평가된다.

애플 주가는 올 들어 22% 올랐고 최근 1년 새 32% 넘게 상승했다. 벅셔해서웨이가 보유한 애플 주식 2억3960만 주의 지분 가치는 현재 500억달러(약 56조3000억원)에 육박한다. 벅셔해서웨이의 이익은 미실현 평가이익을 포함한 것으로 제조업체의 당기순이익과는 개념이 다르다.

애플 외에도 제조업 서비스업 소매업 등의 자회사와 지분을 투자한 기업의 수익이 크게 늘면서 지분법 이익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벅셔해서웨이는 웰스파고, 코카콜라, 듀라셀 등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벅셔해서웨이가 100% 소유한 미국 2위 철도회사 BNSF레일웨이만 해도 2분기에 전년 동기 대비 37% 늘어난 13억1000만달러의 이익을 거뒀다. 보험 자회사인 내셔널인뎀너티, 게이코 등도 보험료와 이자율 등을 올린 덕분에 호실적을 거뒀다. 벅셔해서웨이의 2분기 순이익이 120억달러로 증가하면서 주당 의결권이 1만 표인 황금주(클래스A 주식)의 주당순이익(EPS)은 7301달러에 달했다. 순이익이 대폭 늘어난 것은 미국의 연방 법인세율 인하로 실효 소득세율이 28.9%에서 20%로 떨어졌고, 미실현 기대이익을 장부에 반영했기 때문이라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이현일 기자 hiunea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