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에어컨 설치 대란에 중고 찾는 소비자…"없어서 못 판다"
기록적인 폭염에 에어컨 설치 대란이 벌어지면서 중고 에어컨을 찾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다. 중고 에어컨은 새 제품 대비 70% 가격에 설치까지 사흘이 넘지 않아 인기를 끌고 있다.

6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중고 에어컨 시장은 약 100만대 정도로 연평균 20~30만대의 중고 에어컨이 판매되는 것으로 추산된다. 새 에어컨이 매년 200만대 가량 판매되는 것을 감안하면 시장 자체는 크지 않지만 중고 에에컨 시장은 연평균 2~3%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다.

중고 에어컨의 80%는 사무실, 숙박업소, 오피스텔 등에서 사용되던 영업용 제품이다. 영업장이 문을 닫으면서 다수의 중고 에어컨을 업체에 판매하는 경우가 가장 많다.

하지만 중고 에어컨의 절반 이상은 일반 소비자들이 구입한다. 서울 황학동에서 중고가전매장을 운영하는 A씨는 "영업용 제품이 가정용보다 3배 가량 많다"며 "중고 에어컨을 찾는 일반 소비자들이 꾸준히 늘고 있다. 수량으로 따지면 절반이 넘는다"고 했다.

벽걸이 에어컨이 가장 인기 있는 중고 에어컨이다. 에너지 효율 1등급에 냉방면적 24.4㎡(약 7평) 정도 되는 제품은 없어서 못 팔 정도다. 광진구 중고에어컨 매장 관계자는 "LG 휘센 벽걸이 에어컨(2016년 모델)의 경우 기본 설치비를 포함해 55만원 정도 한다"며 "원룸이나 오피스텔, 20평 미만 빌라에 주로 사용되는데 에너지 효율이 높아 인기가 많다"고 귀띔했다. 이 제품의 인터넷 최저가는 80만원을 넘는다.

스탠드형과 창문형도 있지만 인기가 높진 않다. 창문형의 경우 숙박업소에 주로 판매되고 스탠드형은 식당이나 상점 등에서 사용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업계에서는 에어컨 사용연한을 10년 정도로 보고 있다. LG전자가 핵심 부품인 인버터 컴프레서에 대한 '10년 무상 보증'을 제공하는 것도 이같은 주장에 무게를 싣는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2~3년 정도된 인버터 에어컨을 구입하는 걸 추천한다. 가격이나 성능 면에서 가성비가 가장 높다는 설명이다. 수원에서 중고 에어컨 매장을 운영하는 B씨는 "폭염이 이어지면서 중고 제품을 찾는 문의전화가 하루에도 수 십통씩 걸려온다"며 "절전 기능이 있는 인버터 제품은 없어서 못 팔 정도"라 말했다.

윤진우 한경닷컴 기자 jiinw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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