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검 출석한 김경수 '주먹 불끈' (사진=연합뉴스)
특검 출석한 김경수 '주먹 불끈' (사진=연합뉴스)
김경수 경남도지사가 6일 '드루킹 댓글조작'을 수사하는 허익범특검의 소환조사에 출석하면서 "정치특검이 아닌 진실특검이 되길 부탁한다"고 말했다.

김 지사는 이날 9시 26분 포토라인에 서서 "특검보다 더한 조사에도 당당하게 응하겠다고 여러차례 밝혀왔다"면서 "(이번 조사를 통해) 이 사건의 진실 밝혀주길 기대하고 있다"고 답했다.

김 지사는 차에서 내려 걸어오며 지지자들에게 손을 흔드는 등 여유있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김 지사는 포토라인에 서서 간단한 입장을 밝힌 뒤 "킹크랩 시연을 한 번도 본적 없냐"는 질문에 "전혀 없다"고 답했다.

김 지사는 "지방선거에서 도움 요청했다는 의혹이 있다", "오사카 총영사직 제안을 먼저 한 사실이 있느냐"는 질문에도 "사실이 아니다"라고 답하고 조사실로 향했다.

김 지사가 포토라인에 선 것은 드루킹 댓글 조작 논란이 시작된지 약 넉 달만이다.
꽃길 걷는 김경수 경남도지사 (사진=연합뉴스)
꽃길 걷는 김경수 경남도지사 (사진=연합뉴스)
이번 특검 조사의 포인트는 김 지사가 드루킹의 댓글조작을 알고서 승인했는지를 밝히는 것이다. 드루킹을 포함한 일부 조직원들은 조작프로그램인 '킹크랩' 시연회 당시 김 지사가 현장에서 이를 지켜봤다고 증언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은 김 지사가 "뭘 이런 걸 보여주나. 알아서 하지"라고 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김 지사는 킹크랩이 무엇인지 전혀 알지 못했으며 이를 이용한 불법 댓글조작은 자신과 무관하다는 입장을 특검에서 강조할 계획이다. 김 지사는 구체적 날짜를 기억하지 못하지만 느릅나무 출판사를 2∼3차례 찾아간 사실은 인정한다. 드루킹으로부터 '선플 운동을 하겠다'는 말도 들었다고 시인한다.

하지만 거듭 돌이켜봐도 느릅나무 출판사를 찾았을 당시 드루킹이 킹크랩과 같은 자동화 프로그램의 구동 모습을 보여준 기억은 없다는 것이 김 지사 측의 일관된 주장이다.

드루킹과 기사 URL을 주고받은 메신저 대화 역시 수천 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진 경제적공진화모임(경공모) 회원들을 통해 좋은 기사를 홍보해달라는 취지였을 뿐 댓글조작과 같은 불법 행위를 부탁한 것이 아니었다는 것.

김 지사는 허 특검과의 면담 등 별도 절차 없이 곧바로 특검 건물 9층에 마련된 영상녹화 조사실에서 신문에 들어갔다.

김 지사 측의 동의에 따라 그의 진술은 모두 카메라에 담겨 저장된다.

특검 수뇌부는 조사 영상을 실시간 중계로 지켜보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 관계자는 혐의를 부인하는 김 지사의 주장을 반박할 증거를 확보해 왔다며 혐의 입증에 자신감을 내비쳤다. 현직 지사를 수차례 소환하는 것이 부담되는 만큼 이번 조사는 밤늦게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