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6일 평택 반도체공장에서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현장 소통 간담회를 마친 뒤 예고 없이 삼성전자 화성사업장을 방문했다. 이 부회장이 삼성전자 사업 현장을 찾은 것은 2016년 1월 이후 2년7개월 만에 처음이다. 삼성 안팎에서는 김 부총리와의 면담을 계기로 이 부회장이 경영 현장에 전면 복귀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김동연 부총리(앞줄 왼쪽)가 6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오른쪽)과 삼성전자 평택 반도체공장 생산라인을 돌아보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
김동연 부총리(앞줄 왼쪽)가 6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오른쪽)과 삼성전자 평택 반도체공장 생산라인을 돌아보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
이날 화성사업장 방문엔 반도체·부품(DS) 부문을 총괄하는 김기남 삼성전자 사장을 비롯해 진교영 메모리사업부장(사장), 정은승 파운드리사업부장(사장), 강인엽 시스템LSI사업부장(사장), 강호규 반도체연구소장(부사장) 등 반도체 부문 핵심 경영진이 모두 참석했다.

이 부회장은 이 자리에서 “4차 산업혁명과 미래 반도체 수요에 대비해 기술 초격차를 반드시 유지해야 한다”며 선제적 투자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어 “메모리 반도체 글로벌 1등 자리에 안주하지 말고 차량용 차세대 반도체 등 새로운 성장 동력 발굴을 위해 노력해 달라”고 당부했다.

이 부회장은 반도체 사업의 현안과 미래 준비도 꼼꼼하게 점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부회장이 회사 주요 경영진과 공개된 자리에서 간담회를 연 것은 지난 2월 집행유예로 풀려난 후 처음이다. 이 부회장의 당부 사항들은 조만간 삼성전자가 발표할 대규모 투자, 고용, 상생 방안에 포함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 부회장은 사장단과의 간담회를 마친 뒤 최첨단 반도체 공정인 극자외선 노광장비(EUV) 라인을 찾아 임직원들에게 “반도체 1등 기업이라는 자부심으로 실패를 두려워하지 말고 도전해 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이 부회장은 평소 조직 내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도전 문화가 확산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며 “이번 발언을 계기로 조직 문화를 혁신할 방안들이 추진될 것”이라고 말했다.

좌동욱 기자 leftk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