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거 키즈’ 저스틴 토머스(25)가 자신의 우상 타이거 우즈(43·사진) 앞에서 ‘쩐의 전쟁’의 제왕으로 등극했다. 반면 붉은 티셔츠 ‘선데이 레드(sunday red)’를 입고 나온 우즈는 ‘롤러코스터’ 같은 기복을 드러내며 평범한 성적으로 대회를 마무리했다.

토머스는 6일(한국시간) 미국 오하이오주 애크런의 파이어스톤 컨트리클럽 남코스(파70·7400야드)에서 끝난 월드골프챔피언십(WGC) 브리지스톤 인비테이셔널(총상금 1000만달러) 최종일 4라운드에서 버디 2개, 보기 1개로 1타를 덜어냈다. 최종합계 15언더파를 적어낸 그는 2위 카일 스탠리를 4타차로 따돌리고 여유 있게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우승상금은 170만달러(약 19억원).

토머스는 버바 왓슨과 더스틴 존슨에 이어 이번 시즌 세 번째로 3승 고지를 밟았다. 토머스는 지난해 10월 한국에서 열린 CJ컵나인브릿지 대회와 올해 2월 혼다클래식에서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PGA 통산 9승째를 올린 토머스는 친구 조던 스피스, 장타 대왕 존슨 등과 벌여온 ‘차세대 황제’ 경쟁에서도 존재감을 확인했다. 현 세계랭킹 1위 존슨은 통산 19승, 랭킹 8위 스피스는 통산 11승을 기록 중이다.

토머스는 특히 아버지(마이크)와 할아버지(폴), 할머니(필리스)가 지켜보는 가운데 우승해 골프명문가의 자부심을 만끽했다. 폴은 1962년 US오픈에 출전한 베테랑 투어 프로 출신이다. 골프장 헤드 프로인 마이크는 토머스에게 골프채를 처음 쥐여줬다. 마이크는 이날 티오프 직전 3~4m짜리 퍼팅 연습 코치로 나서 토머스의 완벽한 우승을 합작했다. 이들 삼대(三代)는 한 골프장에서 모두 홀인원을 한 적도 있다.

우즈는 붉은 티셔츠를 입고 나왔지만 예전의 ‘발톱’을 드러내진 못했다. 3오버파를 친 전날 3라운드에 이어 마지막 날에도 3타를 잃었다. 이븐파 공동 31위. 왓슨, 케빈 나, 패튼 키자이어, 알렉스 노렌, 폴 케이시 등이 우즈와 같은 공동 31위에 이름을 올렸다.

우즈의 시작은 갤러리를 흥분시키기에 충분했다. 이날 첫 두 개홀에서 연속 버디를 기록하는 등 전반에 버디 3개, 보기 2개로 1타를 덜어냈다. 하지만 후반에는 버디 3개, 보기 3개, 더블보기 2개로 4타를 내주는 등 완전히 다른 골프를 했다. 그나마 마지막 18번홀에서 4m짜리 버디 퍼트를 떨궈 갤러리에게 환한 웃음을 선사할 수 있었다.

김시우가 1타를 추가로 덜어내 공동 10위로 대회를 끝마쳤다. 올 시즌 다섯 번째 ‘톱 10’ 진입 기록이다.

이관우 기자 leebro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