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이코노미스트지가 한국의 원자력발전이 국제적인 경쟁력을 잃고 있다고 분석했다. 탈(脫)원전 등 원전에 대한 반발에 직면했다는 이유에서다. 대신 러시아와 중국이 세계 원전시장의 강자로 부상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英 이코노미스트 "한전, 脫원전 탓에 경쟁력 잃어가고 있다"
이코노미스트는 지난 3일 발행된 최근호에서 “글로벌 원전시장에서 러시아의 경쟁자는 거의 없다”며 “유일한 경쟁자가 될 수 있는 곳은 중국의 원전 관련 국유기업뿐”이라고 전했다.

이 잡지는 특히 러시아원자력공사(로사톰)가 한국전력 등 원전 기업을 제치고 세계 원전시장의 지배자로 떠올랐다고 분석했다.

로사톰은 일본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 폭발사고로 자국 내 원전 수주가 급감한 2011년부터 적극적으로 해외시장에 진출했다.

방글라데시 인도 터키 등에 진출했으며 이미 따낸 계약만 33개, 규모는 1300억달러에 달한다. 지난 4월 로사톰이 착공한 터키의 첫 번째 원전이 대표적 사례다. 이 원전은 건설비 200억달러 규모로 2023년 완공될 예정이다.

이코노미스트는 로사톰이 급부상한 배경으로 국가 차원의 전폭적 지지를 받고 있는 점을 꼽았다. 러시아는 기존 외교적 무기로 활용하던 천연가스나 석유보다 원전을 더 유용한 도구로 판단해 정부가 원전 수출을 적극 지원하고 있다는 것이다.

스테판 솔제니친 맥킨지컨설팅 시니어파트너는 “원자로 판매는 천연가스 등 화석연료보다 많은 돈을 벌어들인다”며 “핵연료 공급과 기술자 교육 및 규제 컨설팅을 포함한 서비스를 종합적으로 판매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한전은 한때 아랍에미리트(UAE) 원전(사진) 수주 성공 등으로 세계 원전시장의 신흥 강자로 떠올랐지만 탈원전 등으로 경쟁력을 잃었다고 이코노미스트는 지적했다.

러시아의 유일한 경쟁자로는 중국이 꼽혔다.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과 저렴한 가격 등 러시아와 유사전략을 구사한 덕분이라는 평가다.

성수영 기자 syo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