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검, 주중 구속영장 등 신병 방향 결정
전날 오전 9시 26분께 서울 강남역 특검 사무실에 도착한 김 지사는 이날 오전 3시 50분께 조사를 모두 마치고 특검 건물에서 나오면서 "충분히 소명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김 지사는 "특검이 혐의를 뒷받침하는 유력한 증거를 제시했느냐"는 질문에 "유력한 증거나 그런 게 확인됐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김 지사에 대한 신문은 전날 자정께까지 14시간 30분가량 진행됐다.
이후 그는 변호인과 함께 조서 열람에 3시간 50분가량을 할애했다.
특검은 김 지사가 2016년 11월 드루킹이 운영한 경기도 파주 느릅나무 출판사를 찾아 댓글조작 프로그램 '킹크랩' 시연을 보고 사용을 승인·묵인했다고 보고 있다.
또 2017년 12월 드루킹에게 일본 지역 고위 외교공무원직을 대가로 6·13 지방선거를 도와달라고 요구한 것이 아닌지 의심한다.
하지만 김 지사는 "킹크랩 시연회를 본 기억이 없으며, 드루킹이 불법 댓글조작을 하는 줄도 몰랐다"고 적극적으로 부인했다.
또 드루킹과 인사 추천 문제로 시비한 적은 있지만 그 대가로 "지방선거를 도와달라"는 등의 '거래'를 한 적은 없다고 주장했다.
특검이 김 지사가 드루킹과의 메신저 대화 등 각종 물증 앞에서도 혐의점을 부인하는 등 증거인멸 우려가 적지 않다고 판단할 경우 구속영장을 청구할 수도 있다.
하지만 쉽지 않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드루킹 김 씨가 검경 조사 때부터 특검까지 수차례 진술을 바꿨던 만큼, 진술의 신뢰성을 확보하기도 쉽지가 않은 상황이기 때문이다. 드루킹 김 씨가 제출한 USB 내에 어떤 대화가 담겨 있었는지와 김 지사의 진술 등을 검토한 후 구속영장 청구 여부를 검토할 것으로 보인다.
드루킹 일당의 유심 카드와 컴퓨터를 확보하며 초반 수사는 활기를 띠었지만 수사 27일 만에 갑자기 들려온 고 노회찬 의원의 비보.
특검이 핵심을 비켜간 채 곁가지에만 매달렸다는 비판과 함께, 허익범 특검은 유가족에게 고개를 숙였다.
앞으로 19일간의 특검 기간 동안 핵심 당사자인 김 지사의 연루 의혹을 입증할 수 있을지가 특검의 남은 과제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