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 잘 팔리는 수입차, 리콜·가격 인하 '멋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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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효준 회장 고개 숙였지만
늑장 리콜에 심각성 인지는 의문
가격 교란 행위 주범 된 아우디·폭스바겐
‘팔면 그만’ 배짱영업
수입차 점유율 20% 바라봐
질적 성장 절실
늑장 리콜에 심각성 인지는 의문
가격 교란 행위 주범 된 아우디·폭스바겐
‘팔면 그만’ 배짱영업
수입차 점유율 20% 바라봐
질적 성장 절실
수입차 브랜드의 연간 판매량이 늘어나고 있다. 부유층이 탄다는 고정관념이 깨지면서 시장 판세가 바뀌었다. 월평균 판매 대수는 2만 대를 훌쩍 넘어섰다. ‘수입차 전성시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나 시장의 성장 속도가 빠른 만큼 여러 가지 문제점도 나오고 있다. 리콜(결함 시정) 늑장 대응과 소비자 불안, 과도한 할인 경쟁은 고질병이 됐다. 질적인 성장이 절실하다는 목소리가 커지는 이유다.
최근 520d 모델을 포함한 BMW 차량은 주행 중 화재 사고가 잇따르고 있다. 회사 측이 42개 차종 10만6317대의 리콜 계획을 발표했지만, 소유주들의 불만은 가라앉지 않고 있다. 특히 긴급 안전진단을 받은 차량에도 불이 나 더 이상 내놓은 대책을 “믿을 수 없다”는 우려가 나온다.
김효준 BMW코리아 회장의 대국민 사과에도 불구하고 “한국에만 일어나는 게 아니다”라는 해명은 사태의 심각성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한 게 아니냐는 비판을 키웠다.
더 큰 문제는 ‘자발적 리콜’로 포장 돼버린 수입차 브랜드의 안일한 대응이다. 적극적인 조취를 미루고 미루다 국토교통부가 조사에 나서면 움직이는 경향이 크다. 소유주는 스스로 결함을 호소하고 피해를 입증해야 한다.
실제 BMW 차량에 불이 나는 사고는 지난 8개월 동안에만 28건이 발생했다. 회사 측 대응은 지난달 에서야 겨우 나왔다. BMW 520d는 2년 전인 2016년에도 연료펌프 커넥터 결함으로 주행 중 화재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어 리콜 대상이 됐다. 문제는 이뿐만이 아니다. 수입차 업체가 할인 경쟁을 벌이며 판매량을 늘리는 데만 집중하는 사이 가격 등 시장 질서는 무너져내렸다. ‘제값 주고 사면 호갱(어수룩한 구매자)’이란 말은 업계의 정설이 됐다.
2016년 불거진 ‘디젤 게이트’로 곤혹을 치른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는 가격 체계 교란 행위의 주범이다.
아우디코리아는 준중형 세단 2018년형 A3를 40%가량 파격 할인해 판매할 계획을 밝혔다. 이 경우 국산 준중형 세단과 엇비슷한 수준의 가격이 형성돼 소비자들의 차량 구매 문의가 빗발쳤다.
‘팔면 그만’이라는 회사 측 태도는 제값 다 주고 산 소유주를 하루아침에 바보로 만들었다. 뿐만 아니라 밀어내기 판매로 중고차 가격 하락의 피해를 보고 있다.
폭스바겐코리아도 오는 10일 북미형 파사트 출시에 맞춰 대대적인 할인 카드를 꺼내 든다. 판매 가격은 트림(세부 모델)별로 2900만~3100만원 선이 될 것으로 업계는 예상하고 있다.
두 업체가 본격적인 영업 활동을 시작한 뒤 취한 행동은 소비자 신뢰 회복과는 거리가 멀다. ‘가격만 낮추면 잘 팔린다’는 인식이 깔린 경영활동일 뿐이다.
르네 코네베아그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그룹 총괄사장이 지난 4월 기자간담회 자리에서 “믿음을 보내준 소비자에게 실망을 안겨 진심으로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했으나 배출가스 조작 혐의에 대해서는 대답을 거부한 태도를 곱씹어 볼 필요가 있다.
또 공식 딜러사가 저지르는 행위, 수입차 브랜드의 복잡한 판매, 서비스 구조도 문제를 키우고 있다.
수입차 브랜드의 질적 성장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시급한 과제다. 지난 한 해 신규 등록된 수입차는 23만3088대다. 올 1~7월에는 16만627대 등록돼 전년 동기(13만5780대) 대비 18.3% 증가했다.
수입차 시장 점유율은 17.2%로 20%선 달성을 목전에 두고 있다. 판매 뿐만 아니라 사후 결과와 조치에 책임을 지는 태도가 이제라도 실현되길 기대해본다.
박상재 한경닷컴 기자 sangjae@hankyung.com
그러나 시장의 성장 속도가 빠른 만큼 여러 가지 문제점도 나오고 있다. 리콜(결함 시정) 늑장 대응과 소비자 불안, 과도한 할인 경쟁은 고질병이 됐다. 질적인 성장이 절실하다는 목소리가 커지는 이유다.
최근 520d 모델을 포함한 BMW 차량은 주행 중 화재 사고가 잇따르고 있다. 회사 측이 42개 차종 10만6317대의 리콜 계획을 발표했지만, 소유주들의 불만은 가라앉지 않고 있다. 특히 긴급 안전진단을 받은 차량에도 불이 나 더 이상 내놓은 대책을 “믿을 수 없다”는 우려가 나온다.
김효준 BMW코리아 회장의 대국민 사과에도 불구하고 “한국에만 일어나는 게 아니다”라는 해명은 사태의 심각성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한 게 아니냐는 비판을 키웠다.
더 큰 문제는 ‘자발적 리콜’로 포장 돼버린 수입차 브랜드의 안일한 대응이다. 적극적인 조취를 미루고 미루다 국토교통부가 조사에 나서면 움직이는 경향이 크다. 소유주는 스스로 결함을 호소하고 피해를 입증해야 한다.
실제 BMW 차량에 불이 나는 사고는 지난 8개월 동안에만 28건이 발생했다. 회사 측 대응은 지난달 에서야 겨우 나왔다. BMW 520d는 2년 전인 2016년에도 연료펌프 커넥터 결함으로 주행 중 화재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어 리콜 대상이 됐다. 문제는 이뿐만이 아니다. 수입차 업체가 할인 경쟁을 벌이며 판매량을 늘리는 데만 집중하는 사이 가격 등 시장 질서는 무너져내렸다. ‘제값 주고 사면 호갱(어수룩한 구매자)’이란 말은 업계의 정설이 됐다.
2016년 불거진 ‘디젤 게이트’로 곤혹을 치른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는 가격 체계 교란 행위의 주범이다.
아우디코리아는 준중형 세단 2018년형 A3를 40%가량 파격 할인해 판매할 계획을 밝혔다. 이 경우 국산 준중형 세단과 엇비슷한 수준의 가격이 형성돼 소비자들의 차량 구매 문의가 빗발쳤다.
‘팔면 그만’이라는 회사 측 태도는 제값 다 주고 산 소유주를 하루아침에 바보로 만들었다. 뿐만 아니라 밀어내기 판매로 중고차 가격 하락의 피해를 보고 있다.
폭스바겐코리아도 오는 10일 북미형 파사트 출시에 맞춰 대대적인 할인 카드를 꺼내 든다. 판매 가격은 트림(세부 모델)별로 2900만~3100만원 선이 될 것으로 업계는 예상하고 있다.
두 업체가 본격적인 영업 활동을 시작한 뒤 취한 행동은 소비자 신뢰 회복과는 거리가 멀다. ‘가격만 낮추면 잘 팔린다’는 인식이 깔린 경영활동일 뿐이다.
르네 코네베아그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그룹 총괄사장이 지난 4월 기자간담회 자리에서 “믿음을 보내준 소비자에게 실망을 안겨 진심으로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했으나 배출가스 조작 혐의에 대해서는 대답을 거부한 태도를 곱씹어 볼 필요가 있다.
또 공식 딜러사가 저지르는 행위, 수입차 브랜드의 복잡한 판매, 서비스 구조도 문제를 키우고 있다.
수입차 브랜드의 질적 성장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시급한 과제다. 지난 한 해 신규 등록된 수입차는 23만3088대다. 올 1~7월에는 16만627대 등록돼 전년 동기(13만5780대) 대비 18.3% 증가했다.
수입차 시장 점유율은 17.2%로 20%선 달성을 목전에 두고 있다. 판매 뿐만 아니라 사후 결과와 조치에 책임을 지는 태도가 이제라도 실현되길 기대해본다.
박상재 한경닷컴 기자 sangja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