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역 의원들, 두달째 계파·중앙당직 등 이유로 고사…도당, 내주부터 논의
'민주당은 뽑는데'… 길어지는 한국당 경남도당위원장 '공백'
자유한국당 경남도당 위원장 공백이 길어지면서 후임 위원장이 언제 선출될지 주목된다.

7일 한국당 경남도당과 지역 정가 등에 따르면 6·13 지방선거 하루 뒤인 지난 6월 14일 당시 김한표 위원장이 "선거 결과에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고 도당 위원장직을 사퇴한다"며 위원장직을 물러난 이후 두 달이 다 되도록 후임 위원장을 뽑지 못하고 있다.

오는 11일 2년 임기의 도당위원장을 새로 선출하는 더불어민주당 경남도당과 대비된다.

민주당 도당위원장으로는 현 위원장인 민홍철 국회의원이 단독 응모해 큰 변수가 없는 한 연임할 것으로 보인다.

위원장 선출절차를 밟는 민주당 도당과 달리 한국당 도당위원장은 아직 구체적인 선출 일정조차 잡지 못한 상태다.

한국당 도당 측은 "현역 국회의원들이 위원장직을 서로 고사하는 분위기여서 아직 위원장 선출 일정을 잡지 못하고 있다"며 "다음 주에 도내 국회의원들에게 연락해 위원장 선출문제를 논의해달라고 요청할 방침이다"고 밝혔다.

현역 국회의원들이 위원장직을 고사하는 것은 정치 계파 문제나 중앙당직을 맡는 등 이유 때문으로 알려졌다.

한국당 도당위원장은 통상 선수와 나이순으로 위원장을 추대해왔는데 20대 국회 임기 시작 이후 재선인 김성찬, 김한표 의원이 1년씩 위원장을 맡아왔다.

후임으로는 같은 재선인 박대출, 윤영석 의원이 거론돼왔다.

하지만 박대출 의원은 친박(친박근혜)계로 분류돼 계파에 속한 의원이 위원장직을 맡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고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윤영석 의원은 중앙당 수석대변인을 맡고 있어 '시·도당위원장은 다른 당직을 겸직할 수 없다'는 당 규정 때문에 제약이 있다.

이 때문에 한국당 도당위원장 후보군으로 초선 의원인 박완수, 윤한홍, 엄용수, 강석진 의원이 거론되지만, 이들도 선뜻 나서지 않는 등 상황이 녹록지 않다.

원외 인사가 도당위원장을 맡을 수도 있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배경이다.

허성철 한국당 경남도당 사무처장은 "전국적으로 위원장이 없는 곳이 몇 곳 있지만 대부분 이달 말이 임기가 끝나는 시점이어서 위원장 공백 상황이 오래가지는 않을 것이다"며 "조만간 중앙당 차원에서 시·도당위원장 선출 일정을 올려달라는 지침이 나올 예정이어서 9월에는 새로운 도당위원장체제가 들어설 것이다"고 예상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