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 부진 당분간 이어질 듯…수출 증가로 전환했지만 하방 위험"

최근 내수 증가세가 약화하면서 전반적인 경기 개선 추세를 제약하고 있다는 국책 연구기관의 진단이 나왔다.
KDI "내수 증가세 약화가 경기 개선 추세 제약"
한국개발연구원(KDI)은 7일 발표한 'KDI 경제동향' 8월호에서 "반도체를 중심으로 수출은 비교적 양호한 증가세를 유지하고 있으나 투자가 부진한 모습을 지속하는 상황에서 소비 개선 추세도 완만해지는 등 내수가 다소 약화한 모습"이라고 최근 경제 상황을 평가했다.

이어 "이런 수요 측면의 상황을 반영해 반도체 등 일부 산업을 제외한 생산 측면의 경기 개선 추세는 더욱 완만해지고 있다"고 밝혔다.

6월 소매판매액지수는 내구재를 중심으로 전월(4.5%)보다 다소 낮아진 4.0% 증가를 기록했다.

게다가 지난달 소비자심리지수가 전월(105.5)보다 크게 하락한 101.0을 찍었다.

KDI는 이런 점 등을 토대로 내수 증가세가 약화하고 있다고 판단했다.

지난달에도 KDI는 "내수 증가세가 약화하며 전반적인 경기 개선 추세가 완만해지는 모습"이라고 진단한 바 있다.

6월 전산업 생산은 보합을 나타냈다.

1.6% 증가했던 전월보다 부진했다.

광공업생산은 반도체생산이 24.9%나 증가했지만, 자동차와 기계장비 등이 부진해 전월 0.4% 감소로 전환했다.

서비스업생산은 금융 및 보험업이 높은 증가세를 이어가고 보건업 및 사회복지가 확대됐지만, 정보통신과 전문·과학 및 기술 등이 감소로 전환해 전월(2.3%)보다 증가 폭이 축소된 1.7%를 기록했다.

6월 제조업 출하는 내수출하를 중심으로 줄어 전월 1.2% 증가에서 2.1% 감소로 전환했다.

제조업 재고율은 화학제품, 통신 및 방송장비 등을 중심으로 재고가 증가해 111.5%까지 상승했다.

7월 수출은 반도체 등을 중심으로 6.2% 증가했다.

전월은 기저효과의 영향으로 -0.2% 감소했지만, 다시 증가로 전환했다.

다만 5월 세계교역량 증가세가 다소 둔화했고,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선행지수도 기준치를 밑돈 가운데 미중 무역분쟁 등 하방 위험이 계속되고 있다고 KDI는 경고했다.

7월 수입은 1차 산품과 소비재를 중심으로 16.2% 증가했다.

전월(10.8%)보다 증가 폭이 늘었다.

6월 국제수지는 상품수지 흑자 폭 확대에 따라 73억8천만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KDI "내수 증가세 약화가 경기 개선 추세 제약"
KDI는 투자가 빠르게 감소하고 있는 가운데 선행지표도 감소세를 이어가면서 당분간 부진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6월 설비투자지수는 기계류가 큰 폭으로 내려 13.8% 감소했다.

설비투자 선행지표인 특수산업용기계 수주액과 반도체제조용장비 수입액 감소 폭이 확대됐고, 기계류 수입액도 두 자릿수 감소를 이어가고 있어 이 추세가 당분간 유지될 것으로 KDI는 판단했다.

6월 건설투자 지표를 보면 건설기성(불변)은 건축부문과 토목 부문이 모두 감소 폭이 확대되면서 7.7% 줄었다.

건설수주(경상)도 18.3% 감소했다.

선행지표인 주택인허가도 전국적으로 감소하고 있어 앞으로 건설경기는 주택부문을 중심으로 부진한 모습을 지속할 것으로 KDI는 내다봤다.

6월 취업자는 1년 전보다 10만6천명 늘어 전월(7만2천명)보다 소폭 증가 폭이 확대됐지만, KDI는 여전히 미약한 모습이라고 판단했다.

7월 소비자물가는 국제유가 상승의 영향으로 상품물가가 상승했지만, 서비스물가 상승 폭이 축소되면서 전월과 같은 상승률인 1.5%를 기록했다.

유가는 미·중 무역분쟁 우려로 7월 중순까지 하락하다가 이란 제재에 따른 원유 공급 부족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올랐다.

당분간 두바이유 기준 배럴당 70달러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KDI는 전망했다.

국고채금리(3년)는 전월과 같은 2.12%였다.

월초 글로벌 무역 갈등으로 안전자산 선호에 따라 하락했다가 기준금리 인상 전망이 나와 다시 오른 영향이다.

KDI는 앞으로도 세계 경제가 완만한 성장세를 유지하겠으나 국가별로 실물 경기 회복 속도는 상당한 편차를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