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희태 롯데백화점 사장(사진)은 지난 5월 롯데그룹 온라인 사업 전략을 발표했다. 롯데백화점 대표가 된 뒤 두 달 만에 언론에 ‘데뷔’하는 무대였다. 이 자리에서 그는 “앞으로 5년간 3조원을 투자해 2022년 온라인 매출 20조원을 달성할 것”이라고 밝혔다.

투자 규모와 매출 목표는 당초 업계 예상을 훨씬 웃도는 것이었다. 하지만 이보다 더 업계를 놀라게 한 것은 강 사장이 직접 나섰다는 점이었다.

'온라인 왕좌' 노리며 3조 투자… "2022년 매출 20조 달성할 것"
국내 오프라인 유통 1위 롯데는 그동안 유독 온라인에서 힘을 못 썼다. 백화점, 마트, 슈퍼, 홈쇼핑 등 7개 유통 채널이 제각각 온라인 사업을 한 탓이 크다. 그룹 역량을 한 곳에 집중해도 쉽지 않은 상황에서 힘이 분산되자 어느 한 곳도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다. 신세계가 2014년부터 백화점, 마트 등의 온라인을 통합한 것과 달랐다.

롯데는 이런 상황을 뒤집기 위해선 그룹 내 유통 ‘맏형’ 격인 롯데백화점이 나서야 한다고 판단했다. 롯데닷컴 등 기존 온라인 사업 조직에만 맡겨 둬선 힘이 달린다고 봤다.

강 사장이 책임을 지고 온라인을 직접 챙기기로 했다. 롯데쇼핑은 롯데닷컴을 흡수 합병하고, 이달 초 e커머스 사업본부를 출범했다. 김경호 전 롯데닷컴 대표가 e커머스 사업본부장을 맡고, 강 사장의 지휘를 받는 구조로 재편됐다. 롯데는 내년에 그룹 내 7개 계열사 온라인 쇼핑몰을 한 번에 로그인할 수 있는 ‘투게더 앱’을 내놓고, 2020년 7개 쇼핑몰을 하나로 합친 ‘롯데 원 앱’을 선보일 예정이다.

온라인 부문 강화를 위한 또 다른 전략은 ‘옴니채널’ 구축이다. 온라인과 오프라인 점포를 넘나드는 통합 유통 채널을 만들기로 했다. 이를 위해 지난 3월 ‘옴니매장 개발 태스크포스’를 구성했다. 이 팀은 리빙, 뷰티, 패션 등 3개 상품군에서 옴니채널을 구축할 예정이다.

오는 9월 롯데백화점 잠실점의 리빙 매장을 1호 옴니채널로 만든다. 이곳에선 진열되지 않은 상품도 3D(3차원) 가상체험 기술 등을 이용해 살펴보고, 직원 설명을 들을 수 있다. 뷰티 옴니매장에선 가상 메이크업을 해보고, 구매는 저렴하게 온라인으로 할 수 있게 할 예정이다.

안재광 기자 ahnj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