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 8월7일 오후 3시55분

신격호 롯데그룹 명예회장(사진)이 과거 차명으로 취득했던 대림산업 지분을 전량 처분한다.

7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대림산업의 한 개인 주주가 보유한 보통주 121만7614주(3.44%)가 이날 장 마감 후 시간 외 대량매매(블록딜) 매물로 나왔다. 주요 주주 명단을 담은 대림산업의 2017년 영업보고서에 따르면 같은 수의 주식을 보유한 개인 투자자는 신 명예회장이 유일하다.

매각 대상 지분 가치는 이날 종가(주당 7만9800원) 기준으로 971억원어치다. 이날 기관투자가 대상 수요예측에서 제시한 할인율은 3~6%로 주당 7만7406~7만5012원이다. 매각 주관사는 NH투자증권이다. 매매 체결일은 8일 장 개시 전이다.

신 명예회장의 대림산업 보유 지분은 2016년 대림산업 영업보고서에 처음으로 드러났다. 공정거래위원회가 롯데그룹 지배구조를 조사하던 과정에서 신 명예회장 소유의 특수목적회사(SPC)인 스위스 로베스트(Lovest)의 존재가 확인됐기 때문이다. 이 회사는 과거 대림산업과 공동투자 방식으로 호남에틸렌 지분을 보유했다가 대림산업이 1987년 호남에틸렌을 흡수합병하면서 대림산업 지분으로 바꿔 갖게 됐다. 로베스트는 공정위 조사 후 청산 절차를 밟아 지분 보유자 명의가 신 명예회장으로 변경됐다.

이번 블록딜은 신 명예회장의 증여세를 납부하기 위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이 부친인 신 명예회장의 2000억원대 증여세를 지난해 대납했는데, 이를 변제하기 위한 목적이라는 얘기다.

이태호/이고운 기자 th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