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온타리오주(州)가 기본소득보장제도를 1년 만에 접기로 한 것은 지속가능한 복지가 얼마나 어려운지를 일깨워준다. 기본소득제는 지난 4월 핀란드 정부가 2년 만에 중단하기로 결정했을 때도, 2016년 스위스가 국민투표로 부결시켰을 때도 국제적 관심사였다. 정부가 최소한의 기본소득을 보장하는 것으로, 좌·우파 모두 관심을 가져온 복지모델이었다.

온타리오주의 이번 결정에서 먼저 주목되는 것은 시범사업 단계에서 포기한 이유다. 주 복지당국 발표를 보면, ‘돈이 너무 들어가고, 비용에 비해 효과가 크지 않으며, 지속가능하지도 않다’는 것으로 정리된다. 정부 복지의 일반적 문제점이 그대로 드러난 셈인데, 정책 효과를 점검하고 바로 수정하는 선진행정이 돋보인다.

캐나다와 핀란드의 선례에도 불구하고 기본소득제 논의가 쉽게 사라지지는 않을 것이다. 스코틀랜드 등 일부 국가에서는 여전히 도입을 주장하는 정당들이 있고, 국내에서도 선거 공약으로 나온 바 있다. 저소득층에 소득이 일정한 수준에 이를 때까지 보조금을 주는 ‘역(음)소득세’가 대안으로 거론되곤 하는 것도 같은 맥락의 격차해소 노력일 것이다.

중요한 것은 어떤 복지든 지속가능한 방식이어야 한다는 점이다. 선거 때마다 복지공약이 부풀어 오르는 한국 현실에서는 특히 경계해야 할 대목이다. 출산과 보육, 아동과 교육, 사회적 약자그룹과 고령자에 걸쳐 한국의 복지프로그램은 단시일에 다양하고 급속하게 도입돼 왔다. 하나씩 떼어놓고 보면 명분 없는 것은 없겠지만 과도한 속도, 획일성, 부실한 전달체계 같은 취약점이 문제다.

사회안전망 보강, 양극화 해소 등의 이유로 복지를 확충하자는 주장은 계속 커질 것이다. 하지만 이제는 내실을 다지면서 장기적으로 유지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꼭 필요한 대상에, 자립의지도 줄 수 있는 프로그램이어야 한다. 재원대책은 기본이다. 소득 및 자산과 관련한 정확한 인프라와 효율적 전달체계 구축에도 더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지속가능한 복지’라야 한다는 점에서 기본소득제에 대한 앞선 국가들의 실험은 시사점이 크다. 제한된 재원으로 성과까지 높이는, ‘건전 복지’로의 길은 멀고 어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