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하반기에 인터넷 전문은행의 은산분리(산업자본의 은행 소유 금지) 규제가 완화되면 KT가 케이뱅크(K뱅크)에 대한 대규모 증자에 나설 것으로 금융계는 내다보고 있다. 카카오는 한국투자금융지주가 보유하고 있는 카카오뱅크의 지분 중 상당수를 인수할 예정이다. 두 인터넷은행은 또 모바일 아파트담보대출 등 신상품을 잇따라 내놓을 계획이다.
KT, 케이뱅크 대규모 증자로 신사업 확대… 카카오, 한투의 카카오뱅크 지분 인수한다
문재인 대통령이 7일 인터넷은행에 대한 규제혁신 의지를 밝히자 K뱅크 관계자는 “국회에서 규제 완화 법률이 통과되면 조속히 자본 확충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카카오뱅크와의 자본금 격차를 줄이기 위해 KT가 대규모 증자에 나설 것으로 보고 있다”며 “자본 확충이 이뤄지면 건전성비율이 개선돼 출시를 미뤄왔던 비대면(非對面) 아파트담보대출, 간편결제 서비스, 신용카드 등 신사업을 추진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KT가 주요주주인 K뱅크는 은산분리 규제 탓에 영업에 어려움을 겪었다. 증자 여력이 있는 KT에 제한이 가해져 증자를 제대로 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자본여력이 충분하지 않다 보니 신용대출 상품 판매를 두 차례나 중단하기도 했다.

카카오뱅크는 규제 완화로 인한 시장 변화를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다.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이미 지난해 두 차례 증자에 성공하면서 자본을 1조3000억원으로 늘린 만큼 영업하는 데 큰 문제는 없다”며 “2020년을 목표로 추진하는 기업공개(IPO)를 통한 자본조달 이외 증자계획은 현재로선 없다”고 설명했다.

은산분리 규제가 완화되면 카카오뱅크의 대주주가 바뀔 전망이다. 지금은 한국투자금융지주가 58%로 1대주주이고 카카오가 10%로 2대주주다. 하지만 은산분리 규제가 완화되면 카카오는 한국투자금융지주의 보유 주식을 매수할 수 있는 콜옵션을 행사해 최대주주가 될 수 있다.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구체적인 방안이 나와봐야 알겠지만 규제가 풀리면 카카오의 지분율이 높아지는 것은 기정사실”이라고 말했다.

김순신 기자 soonsin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