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현 교수 "저선량 CT검사로 폐암 조기 발견땐 생존율 확 높아질 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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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한 인생
명의 인터뷰
이승현 경희대병원 호흡기내과 교수
폐암 검진 시범사업 맡아
고위험 장기 흡연자 대상
저선량 CT검사 무료 시행
방사선 노출은 적고
조기 진단 효과는 높아
車 정비·주방 일 종사자
호흡기 증상 오래 지속 땐
폐암 정밀검사 받아봐야
명의 인터뷰
이승현 경희대병원 호흡기내과 교수
폐암 검진 시범사업 맡아
고위험 장기 흡연자 대상
저선량 CT검사 무료 시행
방사선 노출은 적고
조기 진단 효과는 높아
車 정비·주방 일 종사자
호흡기 증상 오래 지속 땐
폐암 정밀검사 받아봐야
“폐암 검진 시범사업을 1년 넘게 했더니 이전보다 초기에 진단되는 환자가 늘었습니다. 일찍 암을 발견하는 환자가 늘면 상대적으로 암이 많이 진행돼 완치가 어려운 폐암 환자는 줄어들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승현 경희대병원 호흡기내과 교수(사진)는 “폐암 조기검진 사업 혜택을 받을 수 있는 고위험군은 저선량 컴퓨터단층촬영(CT) 검사를 통해 암 유무를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보건복지부는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2년간 폐암 검진 시범사업을 하고 있다. 만 55~74세로 30갑년(하루 평균 담배 소비량×흡연기간) 이상 담배를 피운 사람은 경희대병원 등 14개 의료기관에서 저선량 CT 검사를 무료로 받을 수 있다. 이 교수는 경희대병원에서 폐암 검진 사업을 책임지고 있다. 올해 600명의 흡연자를 대상으로 저선량 CT 검사를 할 계획이다.
폐암은 국내뿐 아니라 세계적으로 사망자가 가장 많은 암이다. 2015년 국내에서 폐암으로 사망한 환자는 1만7000여 명으로 2위인 간암보다 6000명 정도 많았다. 이 교수는 “폐 안에는 신경이 없어 암 덩어리가 자라도 증상을 느끼지 못한다”며 “암이 커져 감각신경이 있는 가슴벽, 뼈, 기관지로 퍼져야 통증을 느끼는데 이때 병원을 찾으면 완치를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 된다”고 했다. 이 교수를 통해 폐암 증상과 예방법, 검진 사업의 의미 등을 알아봤다.
▷폐암이 생기는 원인은.
“폐암의 직접적 원인은 흡연이다. 담배에는 4000가지 화학물질이 들어 있고 이 중 60가지 이상이 발암물질이다. 모든 폐암의 70%가 흡연과 연관돼 있고 흡연자는 비흡연자보다 폐암 발생 위험이 10~30배 정도 높다. 폐암 발생의 위험은 흡연 시작 연령이 낮을수록, 흡연기간이 길수록, 하루 흡연량이 많을수록 높다.”
▷최근에는 담배를 피우지 않는 여성 환자도 많다.
“10년 전에 비해 확실히 늘었다. 비흡연 폐암, 여성 폐암이 왜 생기는지 역학 연구가 많이 진행되고 있지만 아직 명확한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다. 폐암 환자 중에는 몇십 년 동안 자동차 정비 일을 했거나 주방에서 조리일을 한 분들이 있기는 하다. 하지만 폐암 원인을 한 가지로는 설명할 수 없다. 폐암은 여러 위험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생긴다. 담배를 피우지 않는데 자동차 정비 일을 오래 했거나 주방에서 오래 일했다면 디젤가스나 주방 연기를 주요한 원인으로 생각해볼 수는 있다. 두 달 이상 지속되는 호흡기 증상이 있으면 정밀검사를 받아봐야 한다.”
▷위험 요인은 어떤 것인가.
“공기 중 유해물질은 폐를 지날 수밖에 없다. 미세한 유해요인으로부터 몸을 지키는 1차 방어선이 폐이기 때문이다. 담배를 피우거나 가족 중 암 환자가 있으면 폐암 위험이 높아진다. 만성폐쇄성폐질환(COPD), 특발성 폐 섬유화, 결핵 환자도 폐암이 잘 생긴다. 근거가 명확하지는 않지만 조리할 때 나오는 연기도 폐암 발병률을 높인다. 디젤가스 등 자동차 매연도 폐암과 관련이 있다. 미세먼지도 연관이 있어 세계보건기구(WHO)는 미세먼지를 1급 발암 물질로 지정했다. 최근 침대에서 나와 논란이 되고 있는 라돈도 폐암 위험을 높인다. 담배를 끊고 유해물질 노출을 피하는 것이 중요하다.”
▷조기 검진했을 때 생존율은 얼마나 높아지나.
“폐암을 치료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수술이다. 조기에 발견하면 수술해 암을 도려낼 수 있다. 1기 환자의 5년 생존율은 90% 정도다. 4기가 되면 5년 생존율이 5% 미만으로 떨어진다. 최근에는 초기 환자에게 방사선 수술도 많이 한다. 방사선을 조사해 암세포를 죽여 완치시키는 방법이다. 5㎝보다 작은 암은 방사선 수술을 해도 일반적인 수술과 생존율이 비슷하다. 수술 합병증과 각종 감염 위험을 줄일 수 있다. 가슴을 열지 않고 내시경을 넣어 암을 떼어내는 흉강경 수술도 많이 한다. 환자 나이, 기저질환, 수술 후 예상 합병증을 고려해 어떤 치료가 환자에게 좋은지 결정을 내리는 게 중요하다. 이를 위해 여러 진료과 의사가 모여 판단하는 다학제 진료를 한다.”
▷방사선 노출 때문에 CT 검사를 꺼리는 사람도 많다.
“저선량 CT는 기존 CT에 비해 방사선 피폭량이 10분의 1 수준이다. 방사선 노출은 적지만 조기 진단 효과는 크다. 엑스레이를 찍으면 작은 결절이나 갈비뼈와 겹치는 부분에 있는 병변은 관찰하기 어렵다. 이 때문에 조기 폐암 환자를 찾아내는 데 어려움이 있다. 하지만 CT 검사로는 작은 결절도 찾아낼 수 있다. 이 같은 이유로 미국에서도 고위험 흡연자를 대상으로 저선량 CT 검사를 하는 것을 가이드라인에 포함했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
이승현 경희대병원 호흡기내과 교수(사진)는 “폐암 조기검진 사업 혜택을 받을 수 있는 고위험군은 저선량 컴퓨터단층촬영(CT) 검사를 통해 암 유무를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보건복지부는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2년간 폐암 검진 시범사업을 하고 있다. 만 55~74세로 30갑년(하루 평균 담배 소비량×흡연기간) 이상 담배를 피운 사람은 경희대병원 등 14개 의료기관에서 저선량 CT 검사를 무료로 받을 수 있다. 이 교수는 경희대병원에서 폐암 검진 사업을 책임지고 있다. 올해 600명의 흡연자를 대상으로 저선량 CT 검사를 할 계획이다.
폐암은 국내뿐 아니라 세계적으로 사망자가 가장 많은 암이다. 2015년 국내에서 폐암으로 사망한 환자는 1만7000여 명으로 2위인 간암보다 6000명 정도 많았다. 이 교수는 “폐 안에는 신경이 없어 암 덩어리가 자라도 증상을 느끼지 못한다”며 “암이 커져 감각신경이 있는 가슴벽, 뼈, 기관지로 퍼져야 통증을 느끼는데 이때 병원을 찾으면 완치를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 된다”고 했다. 이 교수를 통해 폐암 증상과 예방법, 검진 사업의 의미 등을 알아봤다.
▷폐암이 생기는 원인은.
“폐암의 직접적 원인은 흡연이다. 담배에는 4000가지 화학물질이 들어 있고 이 중 60가지 이상이 발암물질이다. 모든 폐암의 70%가 흡연과 연관돼 있고 흡연자는 비흡연자보다 폐암 발생 위험이 10~30배 정도 높다. 폐암 발생의 위험은 흡연 시작 연령이 낮을수록, 흡연기간이 길수록, 하루 흡연량이 많을수록 높다.”
▷최근에는 담배를 피우지 않는 여성 환자도 많다.
“10년 전에 비해 확실히 늘었다. 비흡연 폐암, 여성 폐암이 왜 생기는지 역학 연구가 많이 진행되고 있지만 아직 명확한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다. 폐암 환자 중에는 몇십 년 동안 자동차 정비 일을 했거나 주방에서 조리일을 한 분들이 있기는 하다. 하지만 폐암 원인을 한 가지로는 설명할 수 없다. 폐암은 여러 위험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생긴다. 담배를 피우지 않는데 자동차 정비 일을 오래 했거나 주방에서 오래 일했다면 디젤가스나 주방 연기를 주요한 원인으로 생각해볼 수는 있다. 두 달 이상 지속되는 호흡기 증상이 있으면 정밀검사를 받아봐야 한다.”
▷위험 요인은 어떤 것인가.
“공기 중 유해물질은 폐를 지날 수밖에 없다. 미세한 유해요인으로부터 몸을 지키는 1차 방어선이 폐이기 때문이다. 담배를 피우거나 가족 중 암 환자가 있으면 폐암 위험이 높아진다. 만성폐쇄성폐질환(COPD), 특발성 폐 섬유화, 결핵 환자도 폐암이 잘 생긴다. 근거가 명확하지는 않지만 조리할 때 나오는 연기도 폐암 발병률을 높인다. 디젤가스 등 자동차 매연도 폐암과 관련이 있다. 미세먼지도 연관이 있어 세계보건기구(WHO)는 미세먼지를 1급 발암 물질로 지정했다. 최근 침대에서 나와 논란이 되고 있는 라돈도 폐암 위험을 높인다. 담배를 끊고 유해물질 노출을 피하는 것이 중요하다.”
▷조기 검진했을 때 생존율은 얼마나 높아지나.
“폐암을 치료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수술이다. 조기에 발견하면 수술해 암을 도려낼 수 있다. 1기 환자의 5년 생존율은 90% 정도다. 4기가 되면 5년 생존율이 5% 미만으로 떨어진다. 최근에는 초기 환자에게 방사선 수술도 많이 한다. 방사선을 조사해 암세포를 죽여 완치시키는 방법이다. 5㎝보다 작은 암은 방사선 수술을 해도 일반적인 수술과 생존율이 비슷하다. 수술 합병증과 각종 감염 위험을 줄일 수 있다. 가슴을 열지 않고 내시경을 넣어 암을 떼어내는 흉강경 수술도 많이 한다. 환자 나이, 기저질환, 수술 후 예상 합병증을 고려해 어떤 치료가 환자에게 좋은지 결정을 내리는 게 중요하다. 이를 위해 여러 진료과 의사가 모여 판단하는 다학제 진료를 한다.”
▷방사선 노출 때문에 CT 검사를 꺼리는 사람도 많다.
“저선량 CT는 기존 CT에 비해 방사선 피폭량이 10분의 1 수준이다. 방사선 노출은 적지만 조기 진단 효과는 크다. 엑스레이를 찍으면 작은 결절이나 갈비뼈와 겹치는 부분에 있는 병변은 관찰하기 어렵다. 이 때문에 조기 폐암 환자를 찾아내는 데 어려움이 있다. 하지만 CT 검사로는 작은 결절도 찾아낼 수 있다. 이 같은 이유로 미국에서도 고위험 흡연자를 대상으로 저선량 CT 검사를 하는 것을 가이드라인에 포함했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