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핵합의 존속 노력 지속…기업들은 '몸 사리기' 역력

미국의 대(對)이란 경제·금융 제재가 7일(현지시간) 공식 발효된 가운데 미국의 일방적인 조치에 반발하는 목소리도 크다.

유럽연합(EU)의 경우 제재 발효 직후 나온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이란과 사업하면 미국과는 못 할 것"이라는 강력한 경고에도 역내 기업들에 이란과의 무역을 확대하도록 요구했다.
"이란과의 사업 늘려라" EU, 트럼프 경고 '무시' 촉구
페데리카 모게리니 EU 외교·안보 고위대표는 7일 이란 핵 합의가 폐기되도록 내버려둬서는 안 된다며 유럽인들에게 위협에 굴하지 말고 스스로 투자 결정을 하도록 촉구했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8일 보도했다.

뉴질랜드를 방문 중인 모게리니 대표는 "우리는 이란이 핵 협상을 준수해 계속 경제적 이득을 얻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이는 우리 지역뿐만 아니라 세계의 안보 이익과 직결된 것으로 믿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모게리니 대표는 이어 핵 비확산에 대한 국제 합의가 일부라도 존재한다면 지켜져야 한다며 "우리는 특히 중소기업들에 이란과의 사업을 늘리도록 촉구한다"고 덧붙였다.

영국 외무부의 앨러스테어 버트 차관도 "미국은 이 문제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고 불만을 표시하면서 기업들이 이란에서 계속 사업할지 말지는 오직 사업 차원의 결정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유럽기업들은 몸을 사리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독일 자동차제조업체 다임러가 제재 발효 직후 이란 내 사업이 "매우 제한적"이라고 밝히면서도 이란 내 활동 중단을 선언했다.

파이낸셜 타임스(FT)는 앞서 토탈과 푸조, 지멘스 등 50여 개 글로벌 기업이 이란과의 거래 중단 의사를 밝혔다고 전했다.

러시아 정부도 미국이 끝내 제재를 발효한 것이 매우 실망스럽다면서 미국이 이란 협상과 관련한 유엔 결의안과 국제법을 위반한 분명한 사례라고 지적했다.

러시아 정부는 또 이란 핵 합의를 지키기 위해 모든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다짐했다.

이란은 제재 발효 이전만 하더라도 크게 반발하는 모양새였지만 막상 제재 발효 이후에는 분명한 입장을 드러내지 않고 있다.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은 제재 발효 전날인 지난 6일에는 미국의 제재 복원에 대해 오는 11월 중간선거를 앞둔 트럼프 정부의 심리전으로 깎아내리면서 제재의 충격파를 피할 준비를 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