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 볼턴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7일(현지시간)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과 전화통화를 하고 북한산 석탄의 한국 밀반입 의혹 문제를 논의했다고 밝혔다.

볼턴 보좌관은 이날 폭스비즈니스와의 인터뷰에서 북한의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제재 위반 문제에 관한 질문을 받고 “마침 몇 시간 전 한국의 내 카운터파트인 정 실장과 (전화로) 얘기했다”며 통화 사실을 공개했다. 볼턴 보좌관은 “정 실장이 북한산 석탄 반입 의혹과 관련한 한국 정부의 조사 진행 상황을 설명했다”며 “그들(한국 정부)은 우리(미국)와 전적으로 협력해왔으며 기소를 포함해 한국 법에 따라 적절한 조치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볼턴 보좌관이 정 실장과의 통화 내용을 공개한 것은 북한산 석탄 반입 의혹을 엄격하게 처리하겠다는 뜻을 밝힌 동시에 한국도 대북 제재 전선에서 이탈하지 말라는 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해석된다.

볼턴 보좌관은 이어 “우리는 북한에 최대 압박이라고 부르는 제재를 계속 가하고 있다”며 “북한의 비핵화가 이뤄질 때까지 제재 완화가 없을 것”이란 점을 거듭 강조했다. 그는 “북한을 협상 테이블로 이끈 것도 바로 이런 제재 덕분”이라며 “북한이 싱가포르 정상회담에서 약속한 비핵화를 이뤄내도록 제재를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북한의 비핵화 이행을 압박했다.

청와대는 이날 볼턴 보좌관이 정 실장과의 통화 내용을 공개한 것과 관련해 “정 실장은 지난주와 이번주 지속적으로 볼턴 보좌관과 한반도 평화 정착 및 비핵화를 주제로 다양한 협의를 해오고 있다”고 밝혔다. 북한산 석탄 때문에 통화한 것이 아니라 상시적 조율 과정에서 다뤘다고 강조한 것이다. 그러면서 “북한산 석탄 반입 의혹 수사에 대해 협의했다고 밝힌 부분은 통상적인 한·미 국가안보회의(NSC) 간 조율 과정에서 오간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앞서 이날 오전 북한산 석탄 국내 반입 문제에 정부가 미온적으로 대응한다는 논란과 관련해 “미국이 이 문제로 우리 정부에 클레임(항의)을 건 적이 없다”며 “(어찌 보면) 가장 문제 삼아야 할 미국이 우리 정부를 신뢰하고 있는데 국내 언론이 계속 부정적인 보도를 내는 것은 이해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김채연/조미현 기자 why2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