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신도시 사업 '탄탄대로'… 10년 만에 年 5%대 이익률 회복
대우건설은 2016년 4분기 빅 배스(부실자산 일시 처리), 2017년 상반기 깜짝 실적, 2017년 4분기 대규모 해외 손실 등 높은 실적 변동성을 보였다. 올해 2월 매각 결렬까지 최근 2년간 대우건설은 시장의 신뢰를 잃고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다. 올해 2분기에도 플랜트 부문이 적자 전환하며 실적 변동성이 지속되고 있다. 3년간의 해외 수주 부진으로 해외 수주 잔액은 2009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하고 있다.

해외 수주 부진과 해외 손실 지속에도 불구하고 상반기 양호한 실적의 근간이 되고 있는 주택부문마저 2015년 4만여 가구의 주택 공급 이후 2년간 분양실적이 감소한 영향으로 올해 매출은 역성장이 불가피하다.

대우건설은 지속되는 해외 손실에도 상반기 6.2%의 영업이익률을 기록하며 양호한 실적을 유지하고 있다. 하반기에도 5% 이상의 영업이익률을 기록해 실적 지속성을 보여줄 것으로 기대된다. 연간으로 보면 10년 만에 5%대 영업이익률을 회복할 전망이다. 여전히 해외 손실 가능성은 있지만 규모가 크지 않고 국내 이익으로 충분히 상쇄가 가능한 수준이라는 판단이다. 본격적인 실적 턴어라운드가 시작됐다.
그래픽= 허라미 기자 rami@hankyung.com
그래픽= 허라미 기자 rami@hankyung.com
상반기 실적 개선에도 주가 흐름은 그렇지 못하다. 건설업은 다른 산업과 달리 수주 산업이라는 특징이 있기 때문이다. 국내 수주는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있지만 최근 3개년 동안 해외 수주가 부진하다. 이는 비단 대우건설만의 문제는 아니다. 국내 건설업 전체적으로 2015~2017년 해외 수주는 내리막길을 걸었다. 하지만 올해부터는 다른 모습이 기대된다.

건설업 전체적으로 보면 2016년을 바닥으로 작년부터 소폭이나마 해외 수주가 증가하고 있고, 올해는 작년 대비 5~10%의 성장이 기대된다. 내년에는 20~30% 성장도 가능해 보인다. 주 요인으로는 △중동에서 장기적인 저유가에 대비해 다운스트림 분야 투자를 검토 중이고, 탈석유화를 근간으로 인프라시설 확충도 기대 △상승 추세에 있는 유가 등 발주 환경의 개선 △최근 슈퍼 사이클을 누렸던 국내외 정유·화학업체의 투자 사이클 시작 등이다.

대우건설 역시 2014년 이후 상반기 기준으로 가장 양호한 해외 수주를 기록 중이며, 강점을 지닌 나이지리아에서 가스 및 석유화학 플랜트 2~3건, 보츠와나 발전소, 필리핀 발전소 등의 파이프 라인을 보유하고 있다. 리비아 상황이 호전되면서 내년에는 리비아 공사가 재개되고 추가로 재건사업 관련 수주도 가능할 전망이다.

해외 신도시 개발 사업도 주목해야 한다. 대표적인 베트남 신도시 사업은 하노이시 서호 서쪽에 114.8㏊ 규모의 신도시 개발이다. 사업은 크게 빌라와 아파트 등 주택 건설 및 분양, 상업 및 업무용지 조성 및 판매로 나눠진다. 3차 빌라 분양까지 완료됐으며, 하반기 빌라 4차 분양과 603가구 아파트 분양으로 주택 분양사업은 마무리될 예정이다. 상업부지는 호텔부지 매각이 완료됐고, 상업 및 업무용지의 경우 다국적으로 상당히 높은 선호도를 보이고 있다. 사업 규모는 23억달러 수준이며, 1단계 사업은 12억달러, 빌라분양 매출은 4000억원 수준으로 예상된다. 이는 시공 매출을 제외한 규모로, 사업 규모는 더 커질 전망이다.

내년 이후에도 꾸준한 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더불어 베트남에서 주택 및 인프라 등 상시적인 건설사업 및 현지화를 위해 대우비나도 설립했다. 대우비나는 매각된 상업용지의 개발사업에 시공 주체로 참여할 가능성이 높다. 투자개발사업에서 가장 중요한 효율적인 현금흐름 운용을 위해 용지는 매각하지만, 대우비나를 통해 시공 매출 확보에 앞장서고 있다. 베트남뿐만 아니라 라오스, 캄보디아, 미얀마 등 주변국으로 사업을 확장하기 위한 시공 전초기지로서의 역할도 기대된다. 성공적으로 진행 중인 베트남 신도시사업 외에도 잠시 소강 국면이지만 사업 규모가 19억달러 수준인 사우디아라비아 하우징 프로젝트도 대기 중이다. 약 5만 가구의 아파트, 타운하우스 및 빌라를 포함한 신도시를 건설하는 사업이다.

최근 동남아시아, 중동 등 신흥국은 신도시 건설이 시급한 상황으로 해외 신도시 개발사업은 지역 다변화 및 공종 다변화를 위한 좋은 출발이며 국내 주택시장 침체의 훌륭한 대안으로 판단된다.

실적 개선과 투자 모멘텀이 존재함에도 최우선적으로 해결해야 하는 문제는 시장의 신뢰 회복이다. 최근 새로운 최고경영자(CEO)가 부임하면서 시장 신뢰 회복을 위한 준비가 한창이다. 본격적인 실적 턴어라운드, 해외 수주 회복 시그널, 성공적인 해외 신도시 개발사업 등 신뢰 회복을 뒷받침하기 위한 기업 본연의 펀더멘털(기초체력)도 개선될 것으로 전망된다.

jsr@kiwoo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