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기세포 맞춤형 치료제 시대 열겠다… 美·동남아로 기술수출도 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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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바이오 프런티어
K바이오 영토 넓히는 SCM생명과학
기존 치료제 한계 극복
층분리배양법 기술 확보
高순도 줄기세포 대량 배양 가능
질환별로 다른 줄기세포주 사용
환자 맞춤형 치료제 개발에 유리
아토피 신약 등 임상 대기
만성·급성 이식편대숙주질환
국내 8개 의료기관서 임상 2상
급성 췌장염 치료제도 개발 중
글로벌 시장 진출 박차
高효능 평가에 러브콜 잇따라
美·日 등 재생의료기업과 협업
줄기세포 활용한 사업 확장 나서
K바이오 영토 넓히는 SCM생명과학
기존 치료제 한계 극복
층분리배양법 기술 확보
高순도 줄기세포 대량 배양 가능
질환별로 다른 줄기세포주 사용
환자 맞춤형 치료제 개발에 유리
아토피 신약 등 임상 대기
만성·급성 이식편대숙주질환
국내 8개 의료기관서 임상 2상
급성 췌장염 치료제도 개발 중
글로벌 시장 진출 박차
高효능 평가에 러브콜 잇따라
美·日 등 재생의료기업과 협업
줄기세포 활용한 사업 확장 나서
조혈모세포 이식 후 발생하는 주요 합병증 가운데 하나인 이식편대숙주질환은 난치성 희귀질환이다. 스테로이드 치료를 하지만 실패하면 대안이 없다. 하지만 치료 가능성이 조금씩 열리고 있다. 줄기세포 치료제 덕분이다. 줄기세포 치료제로 치료를 받은 한 환자는 3개월 만에 이식편대숙주질환이 말끔히 나았다. 아토피, 간경변 등 치료약이 없어 고생하던 몇몇 환자들도 증상이 상당히 호전됐다.
SCM생명과학이 개발 중인 줄기세포 주사제를 처방받은 환자들이다. 이병건 SCM생명과학 대표는 “연구자 임상단계에서 나온 성과지만 상용화 가능성을 보여주는 사례들”이라며 “아직 강자가 없는 글로벌 시장에서 줄기세포 치료제 강자가 될 자신이 있다”고 말했다. 병원 실험실에서 첫 출발
인천 신흥동에 있는 SCM생명과학은 병원이 모태가 된 바이오 기업이다. 창업자인 송순욱 부사장이 인하대 의대 교수로 부임한 이듬해인 2002년부터 줄기세포치료제 개발에 뛰어든 게 출발점이었다. 회사 창업 전부터 오랫동안 연구임상 등을 통해 기술력을 축적해왔다. 2006년부터 국내외에 기술 특허를 출원하고 유명 저널에 논문을 발표하는 등 활발하게 활동해왔다. 송 부사장은 “병원에 소속돼 있다 보니 다른 바이오 기업에 비해 임상시험 등이 더 수월한 측면이 있다”며 “기존 줄기세포 기술의 한계를 뛰어넘는 신기술을 개발하는 데 큰 힘이 됐다”고 했다.
2014년 설립된 SCM생명과학은 지난 5월 이 대표가 합류하면서 전환기를 맞고 있다. 그는 녹십자 사장, 종근당 부회장, 한국바이오협회 이사장 등을 지낸 국내에서 손꼽히는 제약바이오분야 전문경영인이다. 그는 “기존 제약 바이오산업은 다국적 제약사들이 시장을 선점하고 있어 후발주자인 한국 기업에는 기회가 많지 않다”며 “미래 의료 분야로 꼽히는 줄기세포 치료제 등 재생의료 분야는 이제 시작단계여서 한국 기업에도 충분히 기회가 있다”고 했다.
고순도 줄기세포 추출 기술 확보
줄기세포 치료제에 쓰는 줄기세포는 주로 골수, 제대혈, 지방 등에서 추출한다. 대다수 줄기세포 업체들이 활용하는 추출법은 농도구배원심분리법이다. 미국 오사이리스가 특허를 갖고 있는 이 기술은 줄기세포와 다른 세포가 뒤섞여 순도가 떨어지는 단점이 있다. 기존 줄기세포 치료제들의 효능이 떨어지는 이유다. 게다가 질환이 다른데도 같은 줄기세포주를 사용하다보니 환자마다 효능이 제각각인 경우가 많다.
SCM생명과학은 고순도 줄기세포 분리배양 기술로 기존 치료제의 한계에 도전했다. 줄기세포 치료제의 패러다임을 바꿔놓겠다는 것이다. 층분리배양법이라는 줄기세포 분리배양기술을 확보하고 있어서다. 시간이 지나면서 무게 차이에 따라 세포층이 나뉘고 단일 세포로 분리될 수 있는 원리를 활용했다. 순도가 높고 비슷한 특성을 가진 세포군을 추출할 수 있으며 대량으로 배양할 수 있는 게 장점이다. 국내는 물론 미국과 유럽, 일본, 중국 등에서 특허를 확보했다. 이 대표는 “개별 세포군을 분리한 뒤 각각 배양하기 때문에 순도가 높은 줄기세포 치료제를 만들 수 있다”고 설명했다.
기존 줄기세포 치료제와 달리 질환별로 다른 줄기세포주를 쓰는 것도 차별점이다. 이 대표는 “층분리배양으로 추출해낸 다수의 세포군 가운데 각각의 질환에 효능이 뛰어난 세포군을 찾아 치료에 활용하기 때문에 기존 줄기세포 치료제에 비해 효능이 뛰어나다”고 설명했다. 그는 “환자 맞춤형 치료제를 개발하는 데도 유리한 방식”이라고 했다.
세포 증식도 기존 기술보다 훨씬 쉽다. 그만큼 양산 경쟁력이 있다는 의미다. 이 대표는 “기존 분리 방법으로는 세포 증식을 최대 다섯 번까지 할 수 있지만 층분리배양법으로 추출한 세포주는 최대 15번까지 가능하다”며 “양산이 훨씬 용이하고 생산비도 낮출 수 있다”고 했다. 수천만원에 이르는 높은 치료비가 크게 낮아질 수 있다는 것이다. 보관 기간이 짧은 줄기세포 치료제의 단점을 극복할 기술도 확보했다. 동결 방식으로 보관 기간을 최대 3년까지로 늘렸다. 동결 처리한 줄기세포를 해동하면 80~90%가 다시 살아나 신선한 줄기세포주에 비해 효능에 큰 차이가 없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올해 아토피치료제 등 3개 임상
SCM생명과학의 신약 파이프라인(후보물질)은 총 5개다. 만성 및 급성 이식편대숙주질환 치료제는 서울대병원 서울아산병원 등 국내 8개 의료기관에서 임상 2상이 진행 중이다. 2021년께 조건부 판매 허가를 받아 출시하는 게 목표다. 일본에서도 급성 이식편대숙주질환 치료제 임상을 내년 초 시작할 예정이다. 국내에는 조혈모세포 이식환자가 연간 1300명 안팎인데 이 가운데 260~910명가량의 환자가 만성 이식편대숙주질환을 앓는다.
전 세계적으로 아직 치료제가 없는 급성 췌장염 치료제도 개발 중이다. 다음달부터 서울아산병원 삼성서울병원 등 7개 의료기관에서 임상 1·2상을 시작할 예정이다. 36명의 중증 급성 췌장염 환자를 대상으로 치료제의 유효성과 안전성을 평가한다. 2020년 조건부 판매 허가를 신청할 계획이다. 급성 췌장염 치료제 시장은 세계적으로 5조원 규모가 될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이 대표는 “치료제가 마땅히 없다보니 의료계에서 관심이 많다”며 “글로벌 시장 진출도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토피 피부염 치료제는 올해 말, 중증 간경변 치료제는 내년 말께 임상을 시작할 예정이다. 아토피 치료제는 2022년, 중증 간경변 치료제는 2024년 출시가 목표다. 그는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등에서 아토피 치료제의 임상을 추진하고 있다”고 했다.
발모 치료제도 개발하고 있다. 동물실험에서 존슨앤드존슨의 발모치료제 ‘미녹시딜’과 효능이 비슷하게 나왔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이 대표는 “미녹시딜과 병용했더니 단독투약 때보다 효능이 두 배 높게 나왔다”며 “병용 치료제로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중장기적으로는 치매 치료제와 파킨슨병 치료제 개발에도 나설 것”이라고 했다.
“기술수출 협상 중”
미국, 동남아시아 등지로 기술수출도 추진하고 있다. 국내 제약사와도 협의 중이다. 이 대표는 “기존 줄기세포 치료제에 비해 효능이 뛰어나다는 평가가 나오면서 국내외에서 러브콜이 잇따르고 있다”며 “조만간 가시적인 성과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해외 재생의료 관련 기업들과의 협업도 본격화할 예정이다. 미국 바이오벤처기업인 유벤타스 테라퓨틱스, 일본 셀시드, 호주 메소블라스트 등과 손잡고 줄기세포를 응용한 사업 확장에 나설 계획이다. 재생의료 업체끼리 공조해 시장을 키우고 윈윈할 수 있는 방안을 찾겠다는 의도다. 지난달에는 이스라엘 국부펀드 요즈마와 손잡고 바이오의약품 공동 개발을 추진하기로 했다.
SCM생명과학은 미국과 송도 바이오단지에 줄기세포 치료제 생산시설을 갖출 계획이다. 2~3년 내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는 급성 췌장염 치료제 등의 양산을 준비하기 위해서다. 5~6개 치료제의 동시다발적인 글로벌 임상에 필요한 시약도 직접 생산한다는 방침이다.
박영태 기자 pyt@hankyung.com
SCM생명과학이 개발 중인 줄기세포 주사제를 처방받은 환자들이다. 이병건 SCM생명과학 대표는 “연구자 임상단계에서 나온 성과지만 상용화 가능성을 보여주는 사례들”이라며 “아직 강자가 없는 글로벌 시장에서 줄기세포 치료제 강자가 될 자신이 있다”고 말했다. 병원 실험실에서 첫 출발
인천 신흥동에 있는 SCM생명과학은 병원이 모태가 된 바이오 기업이다. 창업자인 송순욱 부사장이 인하대 의대 교수로 부임한 이듬해인 2002년부터 줄기세포치료제 개발에 뛰어든 게 출발점이었다. 회사 창업 전부터 오랫동안 연구임상 등을 통해 기술력을 축적해왔다. 2006년부터 국내외에 기술 특허를 출원하고 유명 저널에 논문을 발표하는 등 활발하게 활동해왔다. 송 부사장은 “병원에 소속돼 있다 보니 다른 바이오 기업에 비해 임상시험 등이 더 수월한 측면이 있다”며 “기존 줄기세포 기술의 한계를 뛰어넘는 신기술을 개발하는 데 큰 힘이 됐다”고 했다.
2014년 설립된 SCM생명과학은 지난 5월 이 대표가 합류하면서 전환기를 맞고 있다. 그는 녹십자 사장, 종근당 부회장, 한국바이오협회 이사장 등을 지낸 국내에서 손꼽히는 제약바이오분야 전문경영인이다. 그는 “기존 제약 바이오산업은 다국적 제약사들이 시장을 선점하고 있어 후발주자인 한국 기업에는 기회가 많지 않다”며 “미래 의료 분야로 꼽히는 줄기세포 치료제 등 재생의료 분야는 이제 시작단계여서 한국 기업에도 충분히 기회가 있다”고 했다.
고순도 줄기세포 추출 기술 확보
줄기세포 치료제에 쓰는 줄기세포는 주로 골수, 제대혈, 지방 등에서 추출한다. 대다수 줄기세포 업체들이 활용하는 추출법은 농도구배원심분리법이다. 미국 오사이리스가 특허를 갖고 있는 이 기술은 줄기세포와 다른 세포가 뒤섞여 순도가 떨어지는 단점이 있다. 기존 줄기세포 치료제들의 효능이 떨어지는 이유다. 게다가 질환이 다른데도 같은 줄기세포주를 사용하다보니 환자마다 효능이 제각각인 경우가 많다.
SCM생명과학은 고순도 줄기세포 분리배양 기술로 기존 치료제의 한계에 도전했다. 줄기세포 치료제의 패러다임을 바꿔놓겠다는 것이다. 층분리배양법이라는 줄기세포 분리배양기술을 확보하고 있어서다. 시간이 지나면서 무게 차이에 따라 세포층이 나뉘고 단일 세포로 분리될 수 있는 원리를 활용했다. 순도가 높고 비슷한 특성을 가진 세포군을 추출할 수 있으며 대량으로 배양할 수 있는 게 장점이다. 국내는 물론 미국과 유럽, 일본, 중국 등에서 특허를 확보했다. 이 대표는 “개별 세포군을 분리한 뒤 각각 배양하기 때문에 순도가 높은 줄기세포 치료제를 만들 수 있다”고 설명했다.
기존 줄기세포 치료제와 달리 질환별로 다른 줄기세포주를 쓰는 것도 차별점이다. 이 대표는 “층분리배양으로 추출해낸 다수의 세포군 가운데 각각의 질환에 효능이 뛰어난 세포군을 찾아 치료에 활용하기 때문에 기존 줄기세포 치료제에 비해 효능이 뛰어나다”고 설명했다. 그는 “환자 맞춤형 치료제를 개발하는 데도 유리한 방식”이라고 했다.
세포 증식도 기존 기술보다 훨씬 쉽다. 그만큼 양산 경쟁력이 있다는 의미다. 이 대표는 “기존 분리 방법으로는 세포 증식을 최대 다섯 번까지 할 수 있지만 층분리배양법으로 추출한 세포주는 최대 15번까지 가능하다”며 “양산이 훨씬 용이하고 생산비도 낮출 수 있다”고 했다. 수천만원에 이르는 높은 치료비가 크게 낮아질 수 있다는 것이다. 보관 기간이 짧은 줄기세포 치료제의 단점을 극복할 기술도 확보했다. 동결 방식으로 보관 기간을 최대 3년까지로 늘렸다. 동결 처리한 줄기세포를 해동하면 80~90%가 다시 살아나 신선한 줄기세포주에 비해 효능에 큰 차이가 없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올해 아토피치료제 등 3개 임상
SCM생명과학의 신약 파이프라인(후보물질)은 총 5개다. 만성 및 급성 이식편대숙주질환 치료제는 서울대병원 서울아산병원 등 국내 8개 의료기관에서 임상 2상이 진행 중이다. 2021년께 조건부 판매 허가를 받아 출시하는 게 목표다. 일본에서도 급성 이식편대숙주질환 치료제 임상을 내년 초 시작할 예정이다. 국내에는 조혈모세포 이식환자가 연간 1300명 안팎인데 이 가운데 260~910명가량의 환자가 만성 이식편대숙주질환을 앓는다.
전 세계적으로 아직 치료제가 없는 급성 췌장염 치료제도 개발 중이다. 다음달부터 서울아산병원 삼성서울병원 등 7개 의료기관에서 임상 1·2상을 시작할 예정이다. 36명의 중증 급성 췌장염 환자를 대상으로 치료제의 유효성과 안전성을 평가한다. 2020년 조건부 판매 허가를 신청할 계획이다. 급성 췌장염 치료제 시장은 세계적으로 5조원 규모가 될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이 대표는 “치료제가 마땅히 없다보니 의료계에서 관심이 많다”며 “글로벌 시장 진출도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토피 피부염 치료제는 올해 말, 중증 간경변 치료제는 내년 말께 임상을 시작할 예정이다. 아토피 치료제는 2022년, 중증 간경변 치료제는 2024년 출시가 목표다. 그는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등에서 아토피 치료제의 임상을 추진하고 있다”고 했다.
발모 치료제도 개발하고 있다. 동물실험에서 존슨앤드존슨의 발모치료제 ‘미녹시딜’과 효능이 비슷하게 나왔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이 대표는 “미녹시딜과 병용했더니 단독투약 때보다 효능이 두 배 높게 나왔다”며 “병용 치료제로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중장기적으로는 치매 치료제와 파킨슨병 치료제 개발에도 나설 것”이라고 했다.
“기술수출 협상 중”
미국, 동남아시아 등지로 기술수출도 추진하고 있다. 국내 제약사와도 협의 중이다. 이 대표는 “기존 줄기세포 치료제에 비해 효능이 뛰어나다는 평가가 나오면서 국내외에서 러브콜이 잇따르고 있다”며 “조만간 가시적인 성과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해외 재생의료 관련 기업들과의 협업도 본격화할 예정이다. 미국 바이오벤처기업인 유벤타스 테라퓨틱스, 일본 셀시드, 호주 메소블라스트 등과 손잡고 줄기세포를 응용한 사업 확장에 나설 계획이다. 재생의료 업체끼리 공조해 시장을 키우고 윈윈할 수 있는 방안을 찾겠다는 의도다. 지난달에는 이스라엘 국부펀드 요즈마와 손잡고 바이오의약품 공동 개발을 추진하기로 했다.
SCM생명과학은 미국과 송도 바이오단지에 줄기세포 치료제 생산시설을 갖출 계획이다. 2~3년 내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는 급성 췌장염 치료제 등의 양산을 준비하기 위해서다. 5~6개 치료제의 동시다발적인 글로벌 임상에 필요한 시약도 직접 생산한다는 방침이다.
박영태 기자 py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