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마을] "리더에게 성공이란 부하 직원을 성장시키는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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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전산의 독한 경영수업
가와카쓰 노리아키 지음 / 김윤경 옮김
더퀘스트 / 264쪽│1만5800원
가와카쓰 노리아키 지음 / 김윤경 옮김
더퀘스트 / 264쪽│1만5800원
“일등 외에는 모두 꼴찌다.”
한 회사에 영입돼 첫 출근을 한 날, 사장으로부터 이런 팩스가 온다. 뒤통수를 맞은 듯 충격에 빠진다. 이날뿐만 아니다. 이후에도 매일 아침 팩스가 온다. “자신의 자리를 위협하는 부하를 길러라” “당장 반드시 될 때까지 해라” “어차피 할 거라면 제대로 해라” “경영은 결과라는 사실을 잊지 마라” 등이다.
일본 전자부품업체 ‘일본전산’의 나가모리 시게노부 사장이 보낸 팩스다. 이 팩스를 받은 사람은 닛산자동차에서 기획, 영업, 홍보 등 다양한 경험을 쌓고 1998년 일본전산에 스카우트돼 인수합병(M&A) 임원이 된 가와카쓰 노리아키다. 가와카쓰는 ‘카리스마 경영자’로 불리는 나가모리 사장의 지도를 받아, 파산 직전의 기업을 M&A한 뒤 되살리는 역할을 맡았다.
나가모리 사장은 회사 재생에 단 1년의 시간만 줬다. 그리고 팩스를 통해 혹독한 경영 수업을 해 나갔다. 가와카쓰에게 그의 지시는 처음엔 청천벽력같이 느껴졌다. 하지만 깨달았다. ‘최고를 목표로 살아본 적이 인생에서 단 한번이라도 있었던가.’ 매일 사장의 지시를 곱씹었고 1년도 안 돼 일본전산시바우라, 일본전산네미콘 등 적자 기업을 잇따라 흑자로 전환시켰다.
《일본전산의 독한 경영수업》은 1973년 시골 창고에서 직원 3명과 시작해 45년 만에 계열사 140개, 직원 13만 명을 거느리며 매출 12조원을 달성한 일본전산의 성장 비결과 나가모리 사장의 독특한 경영방식을 담고 있다. 저자인 가와카쓰는 2007년 독립해 경영컨설팅을 해주는 ‘단토쓰컨설팅’을 운영하고 있다. 이 책은 나가모리 사장이 그에게 보낸 팩스 중 주요 철칙을 간추린 것이다. 여기엔 나가모리 사장의 냉혹하면서도 따뜻한 철학이 담겨 있다.
가와카쓰는 문득 나가모리 사장이 자신을 영입한 이유가 궁금해져 “왜 저를 채용하셨습니까?”라고 물었다. 그러자 그는 이렇게 답했다. “자네는 도망치지 않을 거라고 믿었네.” 일본전산에서 가장 중요한 채용 기준은 의지와 끈기다. 과거 면접장에 일찍 도착한 사람, 오래달리기를 잘하는 사람 등을 채용했던 것도 이런 기준 때문이다.
나가모리 사장의 독한 경영방식 탓에 많은 직원이 회사를 나갈 것 같지만, 일본전산의 장기근속률은 일본 회사 가운데 최상위권에 속한다. 그는 실무진의 이름을 일일이 기억한다. 부하의 과실은 곧 경영자의 과실이라 여긴다. 한 달에 한 번 정도밖에 못 본 계열사 과장의 이름도 단번에 기억할 정도다. 그 과장이 과거에 한 보고도 상세하게 파악하고 있다.
부하 직원들의 성취를 무엇보다 중요하게 생각하기도 한다. 리더가 되기 전엔 자신이 이룬 업적이 성공의 전부다. 하지만 리더에게 성공은 ‘타인을 성장시키는 일’이란 게 나가모리 사장의 철학이다. 자신의 밑에서 일하는 사람들을 지금까지보다 더 현명하고 대담하게 키워나가는 게 리더의 과제란 얘기다. 경영자와 직원들의 높은 사기야말로 기업의 최대 자산이기 때문이다. 저자는 나가모리 사장을 본보기 삼아 이렇게 말한다. “리더의 성공은 당신이 매일 무엇을 하느냐가 아니라, 당신의 팀이 빛나는 업적을 올리느냐 아니냐로 결정된다.”
이런 과정 등을 통해 일본전산은 경제 침체에도 성장을 거듭할 수 있었다. 나가모리 사장은 저자에게 이런 조언을 했다고 한다. “아무것도 피지 않는 추운 날에는 아래로, 아래로 뿌리를 내려라. 머지않아 탐스러운 꽃이 핀다.”
김희경 기자 hkkim@hankyung.com
한 회사에 영입돼 첫 출근을 한 날, 사장으로부터 이런 팩스가 온다. 뒤통수를 맞은 듯 충격에 빠진다. 이날뿐만 아니다. 이후에도 매일 아침 팩스가 온다. “자신의 자리를 위협하는 부하를 길러라” “당장 반드시 될 때까지 해라” “어차피 할 거라면 제대로 해라” “경영은 결과라는 사실을 잊지 마라” 등이다.
일본 전자부품업체 ‘일본전산’의 나가모리 시게노부 사장이 보낸 팩스다. 이 팩스를 받은 사람은 닛산자동차에서 기획, 영업, 홍보 등 다양한 경험을 쌓고 1998년 일본전산에 스카우트돼 인수합병(M&A) 임원이 된 가와카쓰 노리아키다. 가와카쓰는 ‘카리스마 경영자’로 불리는 나가모리 사장의 지도를 받아, 파산 직전의 기업을 M&A한 뒤 되살리는 역할을 맡았다.
나가모리 사장은 회사 재생에 단 1년의 시간만 줬다. 그리고 팩스를 통해 혹독한 경영 수업을 해 나갔다. 가와카쓰에게 그의 지시는 처음엔 청천벽력같이 느껴졌다. 하지만 깨달았다. ‘최고를 목표로 살아본 적이 인생에서 단 한번이라도 있었던가.’ 매일 사장의 지시를 곱씹었고 1년도 안 돼 일본전산시바우라, 일본전산네미콘 등 적자 기업을 잇따라 흑자로 전환시켰다.
《일본전산의 독한 경영수업》은 1973년 시골 창고에서 직원 3명과 시작해 45년 만에 계열사 140개, 직원 13만 명을 거느리며 매출 12조원을 달성한 일본전산의 성장 비결과 나가모리 사장의 독특한 경영방식을 담고 있다. 저자인 가와카쓰는 2007년 독립해 경영컨설팅을 해주는 ‘단토쓰컨설팅’을 운영하고 있다. 이 책은 나가모리 사장이 그에게 보낸 팩스 중 주요 철칙을 간추린 것이다. 여기엔 나가모리 사장의 냉혹하면서도 따뜻한 철학이 담겨 있다.
가와카쓰는 문득 나가모리 사장이 자신을 영입한 이유가 궁금해져 “왜 저를 채용하셨습니까?”라고 물었다. 그러자 그는 이렇게 답했다. “자네는 도망치지 않을 거라고 믿었네.” 일본전산에서 가장 중요한 채용 기준은 의지와 끈기다. 과거 면접장에 일찍 도착한 사람, 오래달리기를 잘하는 사람 등을 채용했던 것도 이런 기준 때문이다.
나가모리 사장의 독한 경영방식 탓에 많은 직원이 회사를 나갈 것 같지만, 일본전산의 장기근속률은 일본 회사 가운데 최상위권에 속한다. 그는 실무진의 이름을 일일이 기억한다. 부하의 과실은 곧 경영자의 과실이라 여긴다. 한 달에 한 번 정도밖에 못 본 계열사 과장의 이름도 단번에 기억할 정도다. 그 과장이 과거에 한 보고도 상세하게 파악하고 있다.
부하 직원들의 성취를 무엇보다 중요하게 생각하기도 한다. 리더가 되기 전엔 자신이 이룬 업적이 성공의 전부다. 하지만 리더에게 성공은 ‘타인을 성장시키는 일’이란 게 나가모리 사장의 철학이다. 자신의 밑에서 일하는 사람들을 지금까지보다 더 현명하고 대담하게 키워나가는 게 리더의 과제란 얘기다. 경영자와 직원들의 높은 사기야말로 기업의 최대 자산이기 때문이다. 저자는 나가모리 사장을 본보기 삼아 이렇게 말한다. “리더의 성공은 당신이 매일 무엇을 하느냐가 아니라, 당신의 팀이 빛나는 업적을 올리느냐 아니냐로 결정된다.”
이런 과정 등을 통해 일본전산은 경제 침체에도 성장을 거듭할 수 있었다. 나가모리 사장은 저자에게 이런 조언을 했다고 한다. “아무것도 피지 않는 추운 날에는 아래로, 아래로 뿌리를 내려라. 머지않아 탐스러운 꽃이 핀다.”
김희경 기자 hk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