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 8월9일 오전 7시11분

하나금융투자가 미국 대형 리츠(REITs·부동산투자회사)의 우선주 1억2500만달러(약 1390억원)어치를 매입했다. 국내 기관투자가에 재판매하기 위해서다. 국내 금융회사가 미국 리츠 우선주에 대규모 투자를 주선하는 첫 사례다.

[마켓인사이트] 하나금투, 미국 리츠 우선株에 1400억 투자
9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하나금융투자는 최근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이 조성한 사모펀드 ‘신한BNPP글로벌전문투자형사모부동산투자신탁13호’를 통해 미국 그리핀캐피털이센셜에셋리츠(이센셜리츠)가 발행한 우선주 500만 주을 주당 25달러에 인수했다. 우선주는 의결권이 없는 대신 보통주보다 높은 배당을 지급하는 주식이다.

이센셜리츠를 운용 중인 그리핀캐피털은 미국 로스앤젤레스(LA)에 기반을 둔 부동산 펀드 및 리츠 운용사다. 운용자산(AUM) 규모가 103억달러(약 11조원)에 이른다. 그리핀캐피털은 2008년 이센셜리츠를 조성했다.

이센셜리츠는 코카콜라 애틀란타 사옥, 아메리칸익스프레스 피닉스 서비스센터, AT&T 뉴욕 영업센터 등을 보유하고 있다. 미국 전역의 74개 부동산에 투자했다. 이 중 90%가 업무용 빌딩이고, 나머지 10%는 물류창고 등 산업용 부동산이다.

그리핀캐피털은 내년 초 이 리츠를 미 증시에 상장시킬 계획이다. 이를 앞두고 추가로 자산을 편입할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우선주를 발행했고, 하나금융투자가 전량 인수했다. 그리핀캐피털은 지난해 LA 근교 드림웍스 빌딩을 하나대체투자자산운용에 팔면서 하나금융그룹과 인연을 맺었다. 하나대체투자운용은 당시 하나금융투자, 하나은행 등을 통해 개인투자자들로부터 인수자금을 모았다.

하나금융투자는 이번에 인수한 이센셜리츠 우선주를 유동화해 국내 기관에 재판매하고 있다. 현재 약 2000만달러어치를 팔았다. 하나금융투자와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은 이번 투자를 통해 연 6%대 중반의 수익률을 올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투자 기간은 5년6개월이다.

하나금융투자는 미국 리츠시장을 적극 공략한다는 방침이다. 미국 리츠시장의 자산 총액은 3조달러가 넘는다. 상장 리츠만도 200여 개로 시가총액이 1조1000억달러에 달한다. IB업계 관계자는 “과거 글로벌금융위기 등 경기 침체기에도 미국 리츠시장은 꾸준히 성장했다”고 말했다.

김대훈/김진성 기자 daep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