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연 경제부총리가 자영업자 보호를 위해 상가 임대차 보호 대상을 늘릴 예정이라고 밝혀 눈길을 끈다.

이미 정부는 작년 말 임대차보호 대상을 대폭 확대한 바 있는데, 정부가 재차 대상 확대 추진에 나섰기 때문이다.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9일 기자간담회를 열어 상가 임대차보호 대상을 확대하는 내용을 담은 자영업자 대책을 다음 주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김 부총리는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 적용 대상을 확대하기 위한 환산보증금 기준액 상한을 인상하겠다고 밝혔다.

환산보증금이란 상가나 건물을 임차할 때 임대인에게 내는 월세 보증금을 환산한 액수에 보증금을 더한 금액이다.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은 이 액수를 기준으로 법 적용 대상 여부를 결정한다.

앞서 작년 말 법무부는 환산보증금 범위를 50% 이상 대폭 인상하는 내용으로 법 시행령을 개정한 바 있다.

서울의 경우 4억원인 환산보증금 상한을 6억1천만원으로 2억원 이상 올렸다.

부산은 과밀억제권역과 같이 분류해 상한을 3억원에서 5억원으로 인상했고, 세종시, 파주시, 화성시도 광역시와 같이 보고 2억4천만원에서 3억9천만원으로 올렸다.

그밖의 지역에서는 환산보증금 상한이 1억8천만원에서 2억7천만원으로 올라갔다.

법무부는 당시 환산보증금을 올리면서 "지역별 주요상권의 상가 임차인 90% 이상이 보호를 받을 수 있게 됐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환산보증금 인상이 현실을 반영하지 못한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지가가 높은 서울의 경우 대부분의 상권에서 환산보증금이 6억1천만원을 넘는다고 소상공인들은 하소연한다.

부총리가 환산보증금 인상 방침을 밝혔지만 당장 내주 정책 발표에서 구체적인 내용이 나올 것으로는 보이지 않는다.

환산보증금 수준이 작년 말 인상됐지만 더 올려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됨에 따라 여러 관계부처와 협의를 해나가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법무부와 국토부 관계자들은 "아직은 환산보증금 인상과 관련해 구체적으로 검토된 바는 없다"며 "원론적으로 환산보증금 수준을 계속 높여나가야 한다는 점에 공감하고 있으며, 기재부와 계속 협의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