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실적 꺾였다… 이익증가율 '반토막'
국내 상장회사(금융회사 제외)의 올해 2분기 영업이익 증가율이 작년 동기보다 크게 낮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회사를 포함한 순이익 증가율은 미국 일본 등 주요국에 뒤처졌다.

글로벌 무역분쟁과 국내 정책 리스크 등 대내외 환경 변화가 기업 실적에 악영향을 미치기 시작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9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전날까지 2분기 실적을 발표한 220개 유가증권시장·코스닥시장 상장사의 영업이익은 36조2640억원으로 전년 동기(33조3462억원)보다 8.75% 늘었다. 이는 지난해 2분기 유가증권시장·코스닥시장 상장사 전체 영업이익(41조 7908억원)의 약 87% 수준이다. 지난해 20.64~47.20%에 달하던 분기별 영업이익 증가율은 지난 1분기 9.50% 등 올 들어 한 자릿수로 뚝 떨어졌다. 영업이익 규모 1, 2위인 삼성전자(14조8690억원)와 SK하이닉스(5조5739억원)를 빼면, 작년 2분기 16조2290억원에서 올해 15조8211억원으로 2.51% 감소했다. 실적 발표 220개사의 매출은 334조5715억원으로, 작년 2분기(334조9091억원)보다 0.1% 감소했다.

국내 상장사들은 이익 증가 속도에서도 글로벌 기업들에 밀렸다. 삼성증권에 따르면 지난 7일까지 2분기 실적을 발표한 미국 S&P500지수 구성 종목(206개)과 일본 닛케이225지수 포함 기업(171개)의 순이익 증가율은 각각 24.74%와 12.59%였다. 이에 비해 국내 상장사(금융회사 포함 237개)의 순이익은 7.36% 늘어나는 데 그쳤다.

오현석 삼성증권 투자전략센터장은 “2분기는 미국·중국 간 무역전쟁과 주 52시간 근무제 도입 등 국내 정책 변화가 기업에 영향을 미치기 시작한 시기”라며 “급격한 경영환경 변화에 한국 기업들이 글로벌 경쟁 기업들보다 더 어려움을 겪었다”고 말했다.

노유정/송종현 기자 yjr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