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차관 국회 보고…"韓기업 세컨더리 보이콧 대상아냐"

외교부는 9일 북한산 석탄 수입 의혹에 대해 '개인 수입 업자의 일탈행위'에 무게를 두는 것으로 전해졌다.

외교부 조현 2차관은 이날 국회를 찾아 여야 원내대표들을 만난 자리에서 북한산 석탄 의혹과 관련해 "수입 업자의 일탈행위일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고 복수의 참석자들이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전했다.

조 차관은 또 한국 기업에 대한 세컨더리 보이콧(제3자 제재) 가능성에 대해 "우리 정부 간 협의로는 이것은 그런(세컨더리 보이콧) 대상은 아니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조 차관은 한국당 김성태 원내대표에게 한 현안보고에서 테드 포 미국 하원 비확산무역 소위원장이 미국의소리(VOA) 인터뷰에서 '북한산 석탄 밀반입 연루 확인 시 한국 기업에 대한 세컨더리 보이콧 부과'를 언급한 데 대해 "어떠어떠한 조건이 된다면 그런 것이지, 지금 미국 정부가 우리한테 세컨더리 제재나 이런 것(을 한다는 것)은 전혀 맞지 않는 이야기"라고 밝혔다.

이어 '북한산 석탄 의심 화물을 실은 선박의 국내 입출항에 아무 조치를 하지 않는다'는 지적에 "전 세계에서 유엔 안보리의 대북 제재 조치에 따라 선박을 3척 억류하고 있는 나라는 우리나라밖에 없다"며 "그럴 정도로 우리가 정확히 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정부가 법과 절차에 따라 수사를 진행하고 있고 곧 그 결과가 나오면 유엔 안보리 북한제재위원회에 보고하면서 국내에도 발표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조 차관은 '정부가 이번 건에 대해 작년 10월 미국 측 정보를 받아 조사했다'고 알려진 데 대해 "맞다"고 확인한 뒤 "(미국에서 정보를) 준 것 중에 일부는 혐의가 없는 것으로 밝혀졌다"고 말했다.

또 북한산 석탄의 국내 반입 여부에 대해 10개월째 조사가 진행 중이면서 포항에 정박 중인 진룽호에 대해서는 3일 만에 '러시아산 석탄'이라고 발표한 데 대해선 "10개월간 여러 가지로 다 조사를 하고 있는데 이 문제가 오해가 커지니까 가급적 빨리 된 것부터 알려드리려고 3일 만에 발표한 것"이라고 답했다.

조 차관은 한국당 방문을 전후로 더불어민주당 홍영표, 바른미래당 김관영 원내대표도 각각 만나 현안보고를 했다.

그는 이 자리에서도 "우리나라가 적극적으로 수사를 주도해 왔고 미국과 사건 초기부터 충분히 공조해 왔으며 관련법에 따라 곧 결과를 발표하고 조치할 예정이라 미국의 독자제재 가능성은 없을 것으로 본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외교부 "北석탄수입, 업자 일탈 가능성"… 김성태 "국조 추진"
한국당 김성태 원내대표는 조 차관 보고 후 기자간담회를 열고 "북한산 석탄 밀반입 의혹과 관련해 국정조사를 통해 북한산 석탄 여부, 정부가 지금까지 사실 확인에 미온적인 태도를 보인 이유에 대해 반드시 진위를 밝힐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런 사안이 문재인정부의 방조 속에 묵인돼 온 것이라면 국제 공조나 국가적 신뢰 차원에서 심각하게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고 덧붙였다.

그는 특히 조 차관이 보고에서 진룽호에 적재된 석탄이 러시아산으로 확인됐다고 밝힌 것과 관련, "해당 석탄이 북한산이 아니고 러시아산이라 확인한 근거가 무엇인지 답변하지 못했다"며 "자기네들(외교부)은 관세청 자료대로 보도자료를 낼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외교부 "北석탄수입, 업자 일탈 가능성"… 김성태 "국조 추진"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