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비·부품주 동반 약세…국내 증권사 전망은 엇갈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국내 반도체 관련 주식이 미국 투자은행인 모건스탠리의 부정적인 투자의견 여파로 10일 대거 하락했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삼성전자는 전 거래일 대비 3.20% 떨어진 4만5천400원에 거래를 마쳤다.

SK하이닉스도 3.72% 하락한 7만5천100원에 장을 종료했다.

외국인과 기관이 모두 매물을 쏟아냈다.

삼성전자는 기관이 1천899억원, 외국인은 657억원을 각각 순매도했다.

SK하이닉스 역시 기관이 873억원, 외국인이 671억원어치를 각각 팔아치웠다.

다른 반도체 장비·부품 관련주도 함께 하락했다.

피에스케이는 5.54% 내린 2만1천300원에 마감했고 에스티아이(-4.23%), 테스(-4.10%), 원익홀딩스(-3.64%), 원익IPS(-3.56%), 주성엔지니어링(-3.14%) 등도 줄줄이 내렸다.

모건스탠리가 반도체 기업에 대한 투자전망을 하향 조정한 영향이 컸다.

CNBC 보도에 따르면 모건스탠리는 9일(현지시간) 보고서에서 반도체 기업 투자전망을 '중립(in-line)'에서 '주의(cautious)'로 한 단계 내렸다.

'주의'는 모건스탠리가 제시하는 투자전망 등급 중 가장 낮은 단계로, 향후 12∼18개월 동안 해당 업종의 주가 상승률이 시장 평균을 밑돌 것으로 예상한다는 의미다.

조지프 무어 연구원은 "반도체 경기가 과열 조짐을 보이고 있으며 업황 지표에도 빨간불이 켜지고 있다"면서 "리드타임(주문에서 출하까지 소요 시간)의 단축이나 수요 둔화는 상당한 재고 조정을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앞서 모건스탠리는 지난 6일 별도 보고서에서 "D램 호황이 끝나가고 있다"며 SK하이닉스에 대한 투자의견을 '비중확대'(Overweight)에서 '비중축소'(Underweight)로 두 단계 낮추고 목표주가는 현 주가보다 낮은 7만1천원으로 제시했다.

국내 증권가에서는 반도체 업황에 대한 전망이 엇갈리고 있다.

송명섭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낸드플래시는 이미 업황이 꺾였고 D램 쪽도 둔화 조짐들이 보이는데, 특히 그동안 좋았던 서버용 D램 수요 둔화 움직임이 포착되고 있다"면서 "(대형 반도체 업체들은) 올해 연간 실적은 좋겠으나 4분기부터 내년 상반기까지 둔화 흐름을 이어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반도체 업종 투자의견은 '중립'을 유지했다.

김선우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도 반도체 업황이 3분기에 정점을 찍고서 4분기부터 내년 2분기까지 둔화할 것으로 전망했다.

김 연구원은 "서버 D램 수요가 어느 정도 조정을 겪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신규 팹 물량이 올해 연말에 집중될 것으로 본다"며 "다만 이는 초호황에서 호황국면으로 바뀌는 연착륙 과정으로 장기적으로는 성장세를 유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반도체 산업은 내년 D램 수요 둔화와 낸드 가격하락 우려가 있어도 과거와 달리 변동성이 줄면서 연착륙 기조를 이어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 연구원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선두 업체들의 내년 D램 설비투자가 올해보다 줄어드는 가운데 점유율 확대보다 수익성에 초점을 둔 전략이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며 "또 낸드는 가격하락에 따른 높은 수요 탄력성으로 출하량이 늘 것"이라고 긍정적으로 내다봤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