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너지는 독일차 신화… '기술·안전 대명사' 이미지 손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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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스바겐 '디젤게이트'에 이어 BMW 화재사고로 신뢰도 타격
독일차 중심의 국내 수입차 시장 판도 변화 가능성도
기술과 안전의 대명사처럼 여겨졌던 독일 완성차업체들이 잇따라 디젤게이트와 화재사고에 휘말리면서 독일차에 대한 신뢰에 금이 가고 있다. 10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BMW가 디젤 차량 10만6천371대에 대해 주행 중 화재사고 위험성을 이유로 리콜을 시행하기로 한 가운데 BMW 화재사고가 잇따르고 있다.
전날인 9일에만 2대의 BMW에서 불이 나면서 BMW 화재사고는 올해 들어서만 36건으로 늘었다.
BMW로부터 긴급 안전진단을 받은 차량, 리콜 대상이 아닌 차량에서도 화재가 발생하면서 "BMW가 주행 중 화재사고의 원인 진단을 잘못했다"거나 "더 큰 제작결함을 은폐하기 위해 배기가스 재순환장치(EGR) 모듈을 사고 원인으로 지목했다" 등의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BMW는 국내에서 10만 대 이상 대규모 리콜을 시행하기로 한 데 이어 유럽에서도 디젤차 32만3천700대에 대해 부품을 무상 교체(테크니컬 캠페인)하기로 했다.
BMW는 메르세데스-벤츠, 아우디와 함께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3대 프리미엄 자동차 브랜드였다는 점에서 이번 대규모 리콜은 충격을 주고 있다.
이들 독일의 고급 브랜드들은 주행성능이나 디자인은 물론, 내구성, 안전성 등에서도 여타 일반 브랜드보다 월등히 우수하다는 인식이 전세계 자동차 고객들 사이에 퍼져 있는데 이런 믿음이 한순간에 깨졌기 때문이다.
이들 브랜드에 포르쉐나 폭스바겐까지 포함한 독일 완성차는 기술력과 품질의 대명사로 인정받아왔다.
하지만 2015년 폭스바겐의 '디젤게이트'에 이어 이번 BMW 연쇄 화재사고로 이런 이미지는 큰 타격을 입게 됐다.
김필수 대림대 교수는 "독일 프리미엄 3사는 명품 이미지를 갖고 있었는데 안타깝게도 최근 그런 위상을 상실하고 있다"며 "이번 BMW 화재사고로 그런 이미지가 치명적인 손상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단지 독일 완성차업체의 문제이기보다는 글로벌 자동차산업의 공통적인 위기라는 지적도 있다.
이항구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특별히 독일 차업계의 문제라기보다는 자동차 산업 전체의 문제"라고 말했다. 실제 제너럴 모터스(GM)는 2015년 점화스위치 결함으로 대규모 리콜을 했고, 2016년에도 에어백 소프트웨어 결함으로 400만 대 이상에 대해 리콜을 했다.
역시 품질의 대명사로 통하던 도요타 역시 2009년 급발진 문제로 1천만 대 이상 리콜했고, 2012년에는 파워윈도 스위치 오작동 문제로 700만대 이상을 리콜하겠다고 발표했다.
이 연구위원은 "리콜 규모가 점점 커지는 것은 부품의 공용화 때문"이라며 "원가를 줄이려다 보니까 한 부품을 여러 차종에 공동으로 쓰면서 그렇게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연구위원은 또 자동차부품의 모듈화도 리콜 규모 확대의 원인으로 꼽았다.
여러 개의 작은 부품을 조립한 모듈 부품은 완성차업체로서는 조립공정의 단순화라는 제조상의 이점이 있지만 문제가 생겼을 때 구체적으로 어떤 부품에서 문제가 발생했는지 파악하기 어렵고, 리콜 때는 통째로 부품을 갈아야 해 비용이 커진다는 것이다.
이 연구위원은 "각국의 환경 규제, 안전 규제가 점차 강화되면서 이에 대응하기 위해 비용이나 기술적 부담이 커지는 것도 리콜이 증가하는 원인"이라며 "완성차업체로선 돈이 많이 들고, 그러다 보니 속임수도 쓰게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사태로 인해 BMW 등 독일차 브랜드들은 당분간 판매에도 타격이 불가피해 보인다.
김필수 교수는 "명품이라는 브랜드 이미지에 타격을 입게 되고, 이는 독일차 중심의 국내 수입차 시장 판도에도 상당한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고 말했다.
이항구 연구위원은 "폭스바겐 디젤게이트 때도 일시적으로 타격을 입었지만 금세 회복했다"며 "일시적으로 수입차 시장이 위축되겠지만 중장기적으로는 다시 영향력을 회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독일차 중심의 국내 수입차 시장 판도 변화 가능성도
기술과 안전의 대명사처럼 여겨졌던 독일 완성차업체들이 잇따라 디젤게이트와 화재사고에 휘말리면서 독일차에 대한 신뢰에 금이 가고 있다. 10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BMW가 디젤 차량 10만6천371대에 대해 주행 중 화재사고 위험성을 이유로 리콜을 시행하기로 한 가운데 BMW 화재사고가 잇따르고 있다.
전날인 9일에만 2대의 BMW에서 불이 나면서 BMW 화재사고는 올해 들어서만 36건으로 늘었다.
BMW로부터 긴급 안전진단을 받은 차량, 리콜 대상이 아닌 차량에서도 화재가 발생하면서 "BMW가 주행 중 화재사고의 원인 진단을 잘못했다"거나 "더 큰 제작결함을 은폐하기 위해 배기가스 재순환장치(EGR) 모듈을 사고 원인으로 지목했다" 등의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BMW는 국내에서 10만 대 이상 대규모 리콜을 시행하기로 한 데 이어 유럽에서도 디젤차 32만3천700대에 대해 부품을 무상 교체(테크니컬 캠페인)하기로 했다.
BMW는 메르세데스-벤츠, 아우디와 함께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3대 프리미엄 자동차 브랜드였다는 점에서 이번 대규모 리콜은 충격을 주고 있다.
이들 독일의 고급 브랜드들은 주행성능이나 디자인은 물론, 내구성, 안전성 등에서도 여타 일반 브랜드보다 월등히 우수하다는 인식이 전세계 자동차 고객들 사이에 퍼져 있는데 이런 믿음이 한순간에 깨졌기 때문이다.
이들 브랜드에 포르쉐나 폭스바겐까지 포함한 독일 완성차는 기술력과 품질의 대명사로 인정받아왔다.
하지만 2015년 폭스바겐의 '디젤게이트'에 이어 이번 BMW 연쇄 화재사고로 이런 이미지는 큰 타격을 입게 됐다.
김필수 대림대 교수는 "독일 프리미엄 3사는 명품 이미지를 갖고 있었는데 안타깝게도 최근 그런 위상을 상실하고 있다"며 "이번 BMW 화재사고로 그런 이미지가 치명적인 손상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단지 독일 완성차업체의 문제이기보다는 글로벌 자동차산업의 공통적인 위기라는 지적도 있다.
이항구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특별히 독일 차업계의 문제라기보다는 자동차 산업 전체의 문제"라고 말했다. 실제 제너럴 모터스(GM)는 2015년 점화스위치 결함으로 대규모 리콜을 했고, 2016년에도 에어백 소프트웨어 결함으로 400만 대 이상에 대해 리콜을 했다.
역시 품질의 대명사로 통하던 도요타 역시 2009년 급발진 문제로 1천만 대 이상 리콜했고, 2012년에는 파워윈도 스위치 오작동 문제로 700만대 이상을 리콜하겠다고 발표했다.
이 연구위원은 "리콜 규모가 점점 커지는 것은 부품의 공용화 때문"이라며 "원가를 줄이려다 보니까 한 부품을 여러 차종에 공동으로 쓰면서 그렇게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연구위원은 또 자동차부품의 모듈화도 리콜 규모 확대의 원인으로 꼽았다.
여러 개의 작은 부품을 조립한 모듈 부품은 완성차업체로서는 조립공정의 단순화라는 제조상의 이점이 있지만 문제가 생겼을 때 구체적으로 어떤 부품에서 문제가 발생했는지 파악하기 어렵고, 리콜 때는 통째로 부품을 갈아야 해 비용이 커진다는 것이다.
이 연구위원은 "각국의 환경 규제, 안전 규제가 점차 강화되면서 이에 대응하기 위해 비용이나 기술적 부담이 커지는 것도 리콜이 증가하는 원인"이라며 "완성차업체로선 돈이 많이 들고, 그러다 보니 속임수도 쓰게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사태로 인해 BMW 등 독일차 브랜드들은 당분간 판매에도 타격이 불가피해 보인다.
김필수 교수는 "명품이라는 브랜드 이미지에 타격을 입게 되고, 이는 독일차 중심의 국내 수입차 시장 판도에도 상당한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고 말했다.
이항구 연구위원은 "폭스바겐 디젤게이트 때도 일시적으로 타격을 입었지만 금세 회복했다"며 "일시적으로 수입차 시장이 위축되겠지만 중장기적으로는 다시 영향력을 회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