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아이템 만큼 현금조달 구조도 중요
겉으로 보기에는 멀쩡하지만 속으로 골병이 들어가는 기업이 있는 반면, 겉으로는 적자지만 의외로 잘 나가는 기업이 있다. 현금이 풍부한 기업은 웬만한 풍파에도 흔들리지 않지만 현금이 부족한 기업은 늘 조마조마하다. 현금은 재무제표에서 잘 드러나지 않는 부분이므로 세심하게 체크해야 한다.

백화점처럼 소비자에게 직접 물건을 파는 기업은 현금조달이 원활하다. 물건의 판매대금은 즉각 현금으로 유입돼 운영자금이 되지만 매입대금은 지급을 늦출 수가 있다. 백화점, 마트와 같이 현금조달이 원활한 기업은 영업이 잘된다면 자금 운영을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건설공사나 광고제작과 같이 비용은 먼저 들어가고 공사대금은 나중에 받는 기업은 현금흐름이 원활한지를 체크해야 한다. 인건비와 원자재비와 같이 매일 필요한 자금을 운전자금이라고 하는데, 운전자금이 잘 조달되지 못하면 큰 어려움에 봉착하게 된다. 이런 기업은 급격한 성장이 때로는 독이 되기도 한다. 급격한 외형 성장만큼 운전자금도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기 때문이다.

1994년에 제프 베저스가 설립한 전자상거래 기업 아마존은 불과 24년 만에 글로벌 일등기업 반열에 올랐다. 경이적인 급성장이었음에도 불구하고 큰 무리 없이 기업이 운영된 것은 소위 역운전자금모델(negative working capital model)이라는 경이적인 사업모델 때문이다. 회사가 현금을 너무나도 빨리 창출해내서 운전자금 조달이 별도로 필요하지 않는 상태를 역운전자금모델이라고 한다. 물론 아마존은 성장과정에서 지속적으로 펀딩작업을 했다.

어떤 기업에 장기투자를 하고자 하는 투자자는 성장아이템 연구와 더불어 운전자금 조달구조도 세심하게 체크해야 한다. 좋은 아이템은 기업 성장의 핵심 요인이지만 현금조달은 기업의 생사를 가르는 생명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