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은 최근 회담 때마다 언론에 공개하자고 주장했지만, 남측이 반대해 비공개로 진행됐는데 이번에도 같은 상황이 벌어졌다.
고위급회담 북측 단장인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은 언론에 공개된 전체회의 모두발언에서 "언론이라는 게 여론을 조성하는 근본 바탕이고 그들이 어떻게 선도하느냐에 따라 여론의 방향이 달라지면서 좋은 것이 나쁜 것으로 와전될 수 있고 선의적인 게 악의적으로 매도될 수 있다"면서 회담 공개를 주장했다.
그러면서 "(남측 언론이) 고의적으로 그러기야 하겠나.
회담 실황을 모르니까 추측한 게 이렇게 (보도가) 잘못되지 않았는가, 이렇게 혼자 생각해봤다"면서 "골뱅이 갑 속에 들어가서 하는 것처럼 제한되게 하지 말고 공개되게, 투명되게, 사실이 보다 공정하게 알려질 수 있게 회담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에 남측 수석대표인 조명균 통일부 장관은 기본 취지에 공감한다면서도 "서로 간에 툭 터놓고 허심탄회하게 얘기하자면 고려할 부분이 있고 무엇보다 제가 수줍음이 많아서 기자들, 카메라 지켜보는 앞에서 말주변이 리 단장님보다 많이 못 하다"고 회담 공개에 반대 입장을 표명했다.
그러자 리 위원장은 "당국자들 생각이 달라져야 된다.
태도가 달라지면 하는 일도 달라진다"면서 "성격과 말주변의 문제가 아니다"고 지적했다.
이어 "어떻게 우리 민족에게 호상 견해를 충분히 또 정확하게 전달하는가는 중대사"라면서 북측 기자들에게만이라도 공개하는 게 어떻겠냐고 제안했다.
이에 조 장관은 거듭 반대입장을 밝히고 "중간에라도 적절하다고 판단되면 그런(공개하는) 방향으로 하는 것이 좋겠다"고 말했다.
결국 리 위원장은 조 장관의 비공개 요청을 수용하면서 "다음번부터는 꼭 기자들 있는 자리에서 하자. 그러면 오보가 나올 수 없어 편파보도가 있을 수 없다"면서 "북남회담서 좋은 문제 논의되고 발전적 견지에서 문제들 협의되는데 이상하게도 글들이 나가는 게 있어. 이거 막아야 된다.
최선의 방도가 회담 자체 공개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