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동진 삼성전자 IM부문장(사장), [삼성전자 제공]
고동진 삼성전자 IM부문장(사장), [삼성전자 제공]
삼성전자가 '최초 타이틀'을 내 건 폴더블폰(접히는 스마트폰·foldable phone)을 출시할 것이라는 강한 의지를 내비췄다. 롤러블(돌돌 말 수 있는) 스마트폰도 검토하며 혁신을 꾀한다는 방침이다.

삼성전자 고동진 IM부문장(사장)은 10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세계 최초보다는 진짜 소비자들이 좋아하고 받아들이는 혁신에 집중하고 있다. 그렇지만 폴더블폰은 '최초'를 뺏기고 싶지 않다"고 했다.

최근 화웨이, 애플, LG전자, 샤오미 등 각 제조사들이 앞다퉈 폴더블폰을 준비하고 있고 그중에서도 화웨이가 '세계 최초' 폴더블폰을 내겠다고 공언한 데 따른 반응이다.

고 사장은 "폴더블폰을 시장에 내놨을 때 삼성전자가 제대로 만들었다는 말을 듣고 싶다. 그동안은 품질, 내구성 때문에 말을 아꼈는데 능선을 넘고 있다. (공개) 시기가 멀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폴더블폰을 한 번 만들고 말려면 시작하지 않았다. 상반기 S시리즈, 하반기 노트 시리즈 체제에 변화는 당분간 없을 것"이라고 부연했다.

고 사장은 정확한 시기를 언급하지 않았지만 이르면 연내, 늦어도 내년 1~2월 정도면 삼성전자 최초의 폴더블폰을 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날 간담회에서는 이밖에도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 정체와 중국 업체들의 부상에 따른 삼성전자의 경쟁력 확보에 대한 고심이 엿보였다. 삼성전자는 최근 플래그십 스마트폰 성적이 전보다 부진하고, 인도, 중국 등에서는 중국 업체의 가성비와 물량공세에 밀려 격전을 벌이고 있다.

고 사장은 "삼성은 신흥시장 여러 곳에서 굳건히 1등을 지키고 있고 앞으로도 그것에는 변함이 없을 것이다. 선진 시장에서는 AI, IoT, 5G 등 기술환경의 변화에 대한 노력을 가속화해 1등의 자리를 지속해서 지켜가겠다"고 말했다.

그동안은 플래그십 모델에 집중해왔지만, 인도, 중남미, 동남아 등 신흥시장에서는 필요하다면 새로운 기술을 중가대폰에도 먼저 적용하고 경쟁력 있는 제품을 내겠다고 부연했다.

고 사장은 5G 시대를 대비해서는 '스마트폰'에서 '스마트 디바이스'로 옮겨가는 세상을 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TV, 가전, 스피커 등 디바이스를 모두 갖춘 종합 전자 회사로서 장점을 최대한 살려서 더 편안한 라이프스타일을 제공하는 것이 다른 회사들과 격차를 벌일 길"이라는 설명이다.

고 사장은 "5G 기술 리더십은 절대 놓쳐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내년 3월 국내 이통사와 5G 스마트폰 최초 상용화에 대해 협의했고 실현할 수 있도록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 다만 5G 첫 단말은 갤럭시S10이 아닌 별도의 모델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11월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리는 삼성 개발자 콘퍼런스(SDC)에서 빅스비의 API와 소프트웨어 개발자 도구(SDK)를 공개하고, 갤럭시 홈에 대해서도 정식으로 소개한다.

고 사장은 "빅스비는 삼성전자가 5~10년 앞을 바라보고 하는 AI 플랫폼이다. 이번 SDC는 삼성전자가 빅스비 생태계를 형성하는 시작점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강경주 한경닷컴 기자 qurasoh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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