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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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지수가 터키 리라화 폭락 등 터키 리스크에 장중 2240선이 붕괴됐다. 원·달러 환율 상승(달러강세)으로 외국인 이탈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는 만큼 당분간 약세를 이어갈 것이라는 전망이다. 터키 리스크가 신흥국으로 번질 가능성이 있지만, 한국은 재정이 건전한 만큼 펀더멘털이 강한 종목별로 접근하는 것이 유효하다는 진단이다.

13일 오후 2시25분 현재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33.30포인트(1.46%) 하락한 2249.49에 거래되고 있다. 외국인 매도가 확대되면서 장중 2240선이 붕괴되기도 했다. 코스닥지수는 3% 가량 하락하고 있다.

코스피지수 급락은 터키 리스크 확대에 따른 것이다. 터키의 미국인 목사 구속 문제를 둘러싼 미국과 터키 간 대립이 심화되면서 지난 주말 뉴욕증시도 하락 마감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터키산 철강과 알루미늄 제품에 대한 관세를 각각 50%, 20%로 기존보다 2배 올린다고 지난 10일(현지시간) 발표했다. 이에 당일 터키 리라화는 13.6% 하락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마켓전략실 팀장은 "터키 사태가 단기간에 끝나지 않을 것이라는 예상에 시장이 크게 빠지고 있는 것"이라며 "원달러 환율 상승 등 환율적인 요소도 작용하면서 시장에 약세 압력이 커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앞으로 외국인 이탈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코스피의 약세 분위기는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터키 리스크로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강화되면서 달러강세가 나타나고 있어서다. 이날 장중 원·달러 환율은 1136.50원을 기록하면서 연고점(1135.20원)을 돌파했다.

이 팀장은 "오늘과 같은 폭락은 이어지지 않겠지만 제한적으로 약세 분위기는 지속될 것"이라며 "외국인 수급과 달러향방을 좀 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김영환 KB증권 연구원은 "러시아·터키 등 신흥국 우려가 부각되면서 달러가 재차 강세를 보이면 외국인 이탈이 재개될 수 있다"며 "외국인 자금은 8일 미국의 대 러시아 경제제재 이후 3일 연속 유출을 기록했다"고 지적했다.

다만 한국은 신흥국과 비교해 대외건전성 등이 양호한 만큼 추가적인 하락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구용욱 미래에셋증권 센터장은 "터키 문제가 신흥국으로 확산될 것이라는 우려가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한국의 경우 부채 비중이나 경제 지표들이 비교적 양호해 차별화됐다고 판단한다"며 "앞으로 방어가 되는 국가와 안되는 국가로 차별화가 나타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 연구원은 현재 환율 수준에서 주가순자산비율(PBR) 저점 0.9배인 2210을 코스피지수의 지지선으로, 코스닥지수는 지난해 12월 조정 시기 저점인 740을 지지선으로 각각 제시했다.

업종별 접근보다는 실적 등 기초체력(펀더멘털)이 강하게 뒷받침되는 종목을 위주로 접근해야 한다는 조언이다. 구 센터장은 "리스크가 커질 땐 대체로 모든 종목들이 내리지만, 우려가 사그러들 땐 펀더멘털이 좋은 회사일수록 반등 추세가 상대적으로 강하게 나타나는 등 긍정적인 측면이 있다"고 분석했다.

염동찬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모든 요인을 고려하더라도 한국 주식시장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은 너무 낮다"며 "주가지수는 바닥 근처를 지나고 있는 상황으로 판단하며, 9월 말을 겨냥하고 비중을 확대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고은빛/김소현/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silverligh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