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얼굴)이 오는 16일 여야 5당 원내대표와 만나 민생경제 법안에 대한 협력 방안을 논의한다. 다음달 평양에서 열리는 제3차 남북한 정상회담을 앞두고 한반도 평화 정착을 위한 국회의 협조도 당부할 계획이다.

문 대통령, 5당 원내대표와 16일 오찬… "민생대책 협의"
청와대는 13일 홍영표 더불어민주당·김성태 자유한국당·김관영 바른미래당·장병완 민주평화당·윤소하 정의당(직무대행) 등 여야 5당 원내대표에게 회동 일정을 최종 통보했다. 한병도 청와대 정무수석은 이날 춘추관 브리핑에서 “이번 회동은 문 대통령이 강조한 국회와의 협치를 보다 강화하기 위한 차원에서 추진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이 여야 5당 원내사령탑과 만나는 것은 지난해 5월19일 후 처음이다. 문 대통령은 지난 3월7일 여야 5당 대표들과 첫 오찬회동을 했다. 4월13일에는 제1야당인 홍준표 당시 자유한국당 대표와 단독 회동을 했다.

한 수석은 이번 회동에서 “8월 국회 임시회와 9월 정기회를 앞두고 민생경제 현안과 법안에 대한 협력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민생경제 현안은 규제혁신 관련 법안과 소상공인 대책 등이 다뤄질 전망이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하반기 민생법안 및 규제혁신 관련 법안, 소상공인 대책 등 시급히 처리해야 할 법안들을 최대한 빨리 통과시켜 달라고 요청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반도 평화 정착을 위한 국회의 초당적 협력도 핵심 논의 주제로 꼽힌다. 특히 문 대통령이 9월로 예정된 제3차 남북 정상회담을 앞둔 시점에 국회와의 소통을 강조하고 나서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청와대는 문 대통령이 평양 정상회담에 앞서 여야 원내대표들에게 ‘4·27 판문점선언’의 국회 비준을 요청할 것으로 보고 있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초당적 협력 방안을 논의하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국회 비준 얘기도 나오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했다. 청와대 안팎에선 우리 정부가 9월 남북 정상회담 이후 같은 달 미국 뉴욕에서 열리는 유엔총회에서 종전선언을 희망하고 있는 만큼 문 대통령이 그 어느 때보다 국회의 협력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판단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 밖에도 야당이 주장하고 있는 선거제도 개혁 등의 논의도 이뤄질 것으로 청와대는 보고 있다. 다만 문 대통령이 강조한 협치내각에 관해서는 이번 회동에서 다뤄지지 않을 것이란 설명이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협치내각은 여야 간 논의가 더 진행되고 나서 논의가 성숙하는 과정을 지켜보고 공론화되는 내용이 있으면 그때 판단할 일”이라며 “지금 내각을 두고 흥정을 하거나 하는 것은 저희도 생각이 없고, 야당도 긍정적으로 평가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박재원 기자 wonderfu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