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는 철봉 매달리기와 비슷해요. 떨어지거나 매달려 있거나 둘 중 하나죠. 인내하지 않으면 곧바로 추락하는….”

김영 프로(38·사진)는 요즘 골프 레슨계에서 가장 ‘핫’한 스타 강사다. 생방송 골프레슨(SBS골프)에 개인 레슨, 방송해설 등으로 눈코 뜰 새 없이 보낸다. 궁금증이 풀릴 때까지 쉽게 설명하는 특유의 ‘끝장 레슨’을 아끼는 아마추어 골퍼가 많다. 매력적인 외모도 한몫한다. 스케줄이 올해 말까지 꽉 찼다. 그러고도 매일 골프 공부를 하느라 새벽 2~3시 취침이 잦다.

지난 7일 골프 생방송에 앞서 만난 그는 “요즘 시청자들의 골프 지식은 상상을 초월한다. 공부하지 않으면 혼난다”며 환하게 웃었다.

11살 때 골프에 입문한 그는 1998년에 프로가 됐다. 이후 17년간 메이저 대회인 한국여자오픈을 비롯해 국내 투어(KLPGA) 5승, 미국 투어(LPGA 코닝 클래식) 1승, 일본 투어(JLPGA 니치코 여자오픈) 1승 등 통산 7승을 올렸다. 한·미·일 3개 투어를 모두 제패한 선수는 박세리 박인비 신지애 등 많지 않은 이들만이 가본 길. 2015년 레슨계에 입문한 그는 비교적 짧은 시간에 ‘특A급’ 강사로 자리매김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설렁설렁하는 걸 제일 싫어해요. 최선을 다했다고 스스로 인정할 때까지 연습하고 준비해야만 속이 풀리니까, 천성 같기도 하고요.”

레슨도 꼼꼼한 성격을 닮았다. 골퍼가 원리를 이해할 때까지 반복된다. 그에겐 궁금증이 남는 레슨은 ‘불완전한 레슨’이다. 아마추어 골퍼에게 “궁금한 게 남으면 안 된다. 묻고 또 물어라. 난 질문이 많은 골퍼를 너무 좋아한다”고 늘 말한다. 이런 ‘끝장 레슨’이 얼마 전 빛을 발했다. 2년간 진을 빼가며 가르친 중학생 제자(조이안)가 전국대회에서 우승한 뒤 감사 전화를 걸어왔다. 취미로 시작해 2년 만에 우승까지 했으니 예사롭지 않은 일취월장이다. 그는 전화를 받자마자 ‘울컥’했다고 한다.

“최선을 다하는 게 서로 궁합이 잘 맞았던 것 같아요. 스승과 제자 간에 꼭 필요한 믿음이 있었고요. 앞으로 한국 골프를 짊어지고 갈 재목을 찾은 것 같아 마음이 너무 뿌듯합니다.”

골프를 쉽게 치는 데 필요한 키워드는 뭘까.

그는 “타이밍(timing), 밸런스(balance), 스윙플레인(swing plane)”이라고 꼽았다. “어떤 골프 스윙을 갖고 있든 이 세 가지를 잘 이해하고 바르게 만들면 슬라이스 훅 등 대다수의 골프 고민이 해결된다”는 것이다. 자신도 예전 투어 프로 시절에 이런 원리를 제대로 알았으면 더 오랜 기간 투어를 이어갈 수 있었을 것이란 생각이 들 정도로 핵심처럼 생각하는 요소들이다.

김 프로는 오는 29일부터 넉 달 동안 한경골프최고위과정 교수로 활약할 예정이다. 사우스케이프오너스CC, 블루마운틴, 제이드 팰리스, 서원밸리 등 특급 골프장에서 18홀 프로암 방식으로 진행되는 필드 실전 레슨이 담당 과목.

“필드 실전은 한 샷 한 샷이 모두 트러블 샷이나 마찬가지예요. 3국 투어 챔피언의 밀착 필드 해법을 기대하셔도 좋습니다.”

이관우 기자 leebro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