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기업의 절반 가까이가 여전히 법이 정한 기준을 초과해 직원들을 근무시키는 것으로 조사됐다.

13일 NHK와 지지통신 등에 따르면 후생노동성이 지난해 2만5676개 사업장을 대상으로 현장 조사를 한 결과 45%인 1만1592곳에서 직원들이 노사협정으로 정한 근로상한시간을 넘겨 근무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 노동 관련법의 근무시간은 하루 8시간, 1주간 40시간이 기준이며 노사협정에 따라 연장할 수 있다. 하지만 전체 기업의 절반가량이 노사협정으로 정한 근무시간보다 더 많은 시간 동안 직원들을 근무시킨 것으로 조사됐다.

위반 업체 중 8592곳의 사업장에서는 직원들에게 시간외 근무를 월 80시간 넘게 시킨 것으로 파악되기도 했다. 시간외 근무시간이 월 150시간 이상인 사업장이 1335곳, 월 200시간이 넘는 사업장이 264곳으로 나타났다. 일본 정부는 월 80시간 시간외 근무를 ‘과로사 라인’으로 정해놓고 있다. 과로사를 비롯한 각종 건강상 피해가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는 이유에서다. 업종별로는 제조업 사업장의 근로시간 규정 위반이 가장 많았고 운수·교통업과 상업이 뒤를 이었다.

일본 정부는 장시간 근로에 따른 피해를 줄이기 위해 올해 6월 의회에서 ‘일하는 방식 개혁’ 법안을 처리했다. 내년 4월 대기업을 시작으로 순차적으로 시행되는 관련 법은 시간외 근무 한도를 원칙적으로 월 45시간, 연간 360시간으로 규정했다. 다만 노사가 합의할 경우 월 100시간, 연간 720시간까지 근무할 수 있도록 했다.

도쿄=김동욱 특파원 kim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