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국장 면세점, 15년 만에 빛 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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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 도입 적극 검토 지시
"중견·중소기업에 혜택 많아야"
"중견·중소기업에 혜택 많아야"
문재인 대통령이 13일 수석·보좌관회의에서 입국장 면세점 도입을 적극 검토할 것을 지시했다. “입국장 면세점이 없기 때문에 (우리 국민이) 시내나 공항면세점에서 구입한 상품을 여행 기간 내내 휴대해야 하는 불편을 겪고 있다”는 이유를 들었다.
입국장 면세점 도입 여부는 해묵은 이슈다. 인천국제공항공사는 2003년부터 여섯 차례에 걸쳐 의원입법 발의를 통해 입국장 면세점 설치를 추진했다. 국민 불편 해소를 내세웠지만, 임대료 수입을 늘릴 수 있다는 계산이 깔려 있었다. 입국장 면세점 도입은 매번 기획재정부·관세청, 항공사 및 경찰·국가정보원 등의 반대로 무산됐다.
박근혜 정부는 2013년 8월 열린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입국장 면세점 설치는 바람직하지 않다”는 결론을 내렸다. 입국장 면세점이 설치되면 세관의 감시·단속이 약화되고, 마약·테러 우범자 추적이 어려워질 수 있다는 게 이유였다.
입국장 면세점 도입이 지연되는 동안 혜택은 항공사들이 누렸다. 입국장 면세점과 같은 기능을 하는 기내면세점 사업을 통해서다. 지난해 대한항공이 1699억원, 아시아나항공은 964억원의 매출을 기내 면세점 사업에서 거뒀다. 제주항공 진에어 등 저비용항공사를 포함하면 기내 면세점 사업 매출은 3161억원에 달한다.
문 대통령이 공개적으로 도입 검토를 지시함에 따라 입국장 면세점 사업자 선정 등이 속도를 낼 전망이다. 문 대통령은 “특히 중견·중소기업에 혜택이 많이 돌아갈 수 있도록 다양한 방안을 함께 검토해주기 바란다”고 강조했다. 롯데 신라 신세계 등 기존의 대기업 사업자는 대상에서 제외될 가능성이 커졌다.
입국장 면세점이 도입되면 이들 기업이 운영 중인 출국장 면세점의 매출은 영향을 받게 된다. 기존 대기업 사업자들이 대통령의 갑작스러운 도입 검토 지시에 시큰둥한 반응을 보이는 이유다.
면세점업계에선 입국장 면세점의 성공 여부는 유명 브랜드 유치에 달려 있다고 보고 있다. 그렇지 않으면 주류 담배 향수 화장품 등을 판매하는 수준에 그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실제로 2010년대 들어 사업권을 딴 중견·중소기업의 시내 면세점들은 시장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류시훈 기자 bada@hankyung.com
입국장 면세점 도입 여부는 해묵은 이슈다. 인천국제공항공사는 2003년부터 여섯 차례에 걸쳐 의원입법 발의를 통해 입국장 면세점 설치를 추진했다. 국민 불편 해소를 내세웠지만, 임대료 수입을 늘릴 수 있다는 계산이 깔려 있었다. 입국장 면세점 도입은 매번 기획재정부·관세청, 항공사 및 경찰·국가정보원 등의 반대로 무산됐다.
박근혜 정부는 2013년 8월 열린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입국장 면세점 설치는 바람직하지 않다”는 결론을 내렸다. 입국장 면세점이 설치되면 세관의 감시·단속이 약화되고, 마약·테러 우범자 추적이 어려워질 수 있다는 게 이유였다.
입국장 면세점 도입이 지연되는 동안 혜택은 항공사들이 누렸다. 입국장 면세점과 같은 기능을 하는 기내면세점 사업을 통해서다. 지난해 대한항공이 1699억원, 아시아나항공은 964억원의 매출을 기내 면세점 사업에서 거뒀다. 제주항공 진에어 등 저비용항공사를 포함하면 기내 면세점 사업 매출은 3161억원에 달한다.
문 대통령이 공개적으로 도입 검토를 지시함에 따라 입국장 면세점 사업자 선정 등이 속도를 낼 전망이다. 문 대통령은 “특히 중견·중소기업에 혜택이 많이 돌아갈 수 있도록 다양한 방안을 함께 검토해주기 바란다”고 강조했다. 롯데 신라 신세계 등 기존의 대기업 사업자는 대상에서 제외될 가능성이 커졌다.
입국장 면세점이 도입되면 이들 기업이 운영 중인 출국장 면세점의 매출은 영향을 받게 된다. 기존 대기업 사업자들이 대통령의 갑작스러운 도입 검토 지시에 시큰둥한 반응을 보이는 이유다.
면세점업계에선 입국장 면세점의 성공 여부는 유명 브랜드 유치에 달려 있다고 보고 있다. 그렇지 않으면 주류 담배 향수 화장품 등을 판매하는 수준에 그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실제로 2010년대 들어 사업권을 딴 중견·중소기업의 시내 면세점들은 시장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류시훈 기자 bad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