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덟 배 이상 늘어나면서도 인체에 무해한 전도성(傳導性) 고무가 국내에서 개발됐다. 인체 삽입형 의료기기와 웨어러블 기기에 다양한 형태로 활용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기초과학연구원(IBS) 나노입자연구단의 김대형 부단장과 현택환 단장은 높은 신축성과 전도성을 지닌 동시에 독성이 없어 인체에 해를 주지 않는 전도성 고무(금·은 나노복합체)를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고 13일 발표했다.

해당 개발품의 기본 재료인 은 나노와이어는 전기가 잘 흐르지만 특유의 독성 탓에 활용이 제한된 물질이다. 연구진은 은 나노와이어 표면에 균일하게 금을 입히는 방식으로 독성을 유발하는 은 이온 유출을 차단했다. 부수적인 효과도 얻었다. 금이 들어가면서 물에 산화되기 쉬운 생체 환경 속에서도 버틸 수 있는 내구성이 더해졌다.

금·은 나노복합체 등장으로 인체 삽입형 의료기기 개발이 활기를 띨 전망이다. 금·은 나노복합체를 활용하면 피부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변화를 측정해 신체 상태를 모니터링할 수 있다. 전기를 활용한 간단한 물리치료도 가능하다.

여러 형태로 휘어지는 웨어러블 기기의 발전도 보다 앞당겨질 것으로 학계는 예측하고 있다. 840%까지 늘어나면서도 안정적으로 전기 신호를 전달할 수 있어서다.

김 부단장은 “이번에 개발한 금·은 나노복합체는 고전도성과 고신축성, 생체 친화성을 동시에 지녔다”며 “피부·인체 삽입형 의료기기에 폭넓게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윤희은 기자 sou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