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행중지 명령 곧 발효…차주들 "BMW 잘못에 방화범 취급 불쾌"
'노(NO) BMW' 본격 확산하나… 주차장 지키기 나선 건물들
'연쇄 화재 사태'로 공공건물의 주차장에서 BMW 차량의 주차 자제를 요구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정부에서는 곧 운행정지 명령까지 발효할 예정이어서, 사태가 해결되기 전까지 BMW 차주들의 불편과 불만도 커질 전망이다.

지난 13일 경기도 고양시의 한 오피스텔 건물 엘리베이터에는 'BMW 520d 등 리콜대상 차량 지하주차장의 주차 자제 요청'이라는 제목의 안내문이 게시됐다.

해당 오피스텔의 관리사무소 격인 고객지원센터 측이 BMW 520d 등 리콜 대상 차량 중에 안전진단을 통과하지 않은 차량의 주차 자제 협조를 요청한 것이다.

안내문에는 '타인의 피해와 공용부문 대형화재 예방을 위해 지하주차장 이용을 가급적 자제하고 지상주차장을 이용해달라'는 내용이 포함됐다.

이 건물의 지하주차장은 3층으로 돼 있고, 지하 3층에는 기계식 주차장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노(NO) BMW' 본격 확산하나… 주차장 지키기 나선 건물들
앞서 지난 2일에도 서울 강남구 개포동 한 건물의 기계식 주차장 정문에는 '방문자 BMW 승용차는 절대 주차하실 수 없습니다'라는 경고문이 붙는 등 비슷한 사례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목격담처럼 올라오고 있다.

개포동의 해당 건물 측은 이용객들에게 "기계식 주차장의 경우 차 1대에 불이 나면 다른 차들까지 불이 옮겨붙게 되고, 잘못하면 건물 전체로 화재가 번질 수 있으므로 최근 화재 사고가 잇따르는 BMW는 주차를 받지 않기로 했다"고 공지했다.

해당 건물 주차장을 종종 이용한다는 A(53)씨는 "슬기로운 선제적 조치로 보인다"면서 "운전하다가도 BMW 520d가 옆에 있으면 불안해진다"고 밝혔다.

14일 정부도 리콜대상이면서 아직 긴급 안전진단을 받지 못한 BMW 차량에 대해 운행중지 명령을 내리게 하겠다고 밝혔다.

잇단 화재로 차량 탑승자와 인근 차량·시설물의 안전까지 위협하는 BMW 리콜대상 차량에 정부가 사상 초유의 조처를 한 것이다.

그러나 대상 차량이 2만여대나 될 전망이어서 혼란과 함께 BMW 차주 전체에 대한 잠재적 피해로 이어진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BMW 320d 소유자인 직장인 현모(32)씨는 "BMW를 비난하는 건 이해를 하지만, 요즘에는 BMW를 산 사람까지 비난받는 기분"이라면서 "특정 차종이 문제가 된 것이고, 다른 운전자들도 피해자인데 방화범 취급을 하는 것 같아 불쾌하다"고 말했다.
'노(NO) BMW' 본격 확산하나… 주차장 지키기 나선 건물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