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무법인 세종 에너지팀의 양승규 변호사(왼쪽부터), 헬렌 박 미국변호사, 마이클 장 호주변호사, 이상현 정수용 류재욱 조현미 변호사.  /세종 제공
법무법인 세종 에너지팀의 양승규 변호사(왼쪽부터), 헬렌 박 미국변호사, 마이클 장 호주변호사, 이상현 정수용 류재욱 조현미 변호사. /세종 제공
문재인 정부는 2030년까지 태양광과 풍력 등 신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을 전체의 20%까지 확대하기로 했다. 탈(脫)원전과 탈석탄으로 에너지 정책의 대전환이 불가피해진 가운데, 남북한 경제협력이 가시화되면서 에너지업계는 큰 변화의 소용돌이 앞에 서게 됐다.

신재생에너지 자문 국내 1위인 법무법인 세종은 프로젝트파이낸싱(PF), 각종 인·허가, 사업성 검토, 분쟁 대응 등 다양한 자문서비스로 에너지업계에 큰 힘이 되고 있다.

세종의 강점은 자문서비스를 제공한 자원개발사업 가운데 부실화된 사례가 없다는 것이다. 4조5000억원을 투자해 2016년 준공한 롯데케미칼의 우즈베키스탄 수르길 가스전 개발사업이 대표적인 사례다. 이 사업은 지난해 280억원의 배당수익을 내는 등 국내 자원 개발 역사상 몇 안 되는 성공 사례로 꼽힌다. 다른 로펌들이 하베스트, 볼레오, 암바토비 등 실패로 끝난 자원 개발의 자문을 맡아 고전하고 있는 것과는 대비된다.

이 밖에 △3조원을 투자한 롯데케미칼의 미국 루이지애나 가스화학공장 건설(2017년) △3조원을 투자한 보령LNG터미널 PF(2014년) △국민연금의 미국 사빈패스 LNG수출터미널 투자(2013년) 등도 자문을 맡아 에너지 자문의 전통 강자로 떠올랐다.

세종은 국내 신재생에너지 법률자문시장도 ‘싹쓸이’했다. 풍력 분야에서는 2016년 1200억원 규모로 코오롱글로벌이 참여한 37㎿급 경주풍력발전사업을 비롯 지난해 2600억원 규모 80㎿급 영광풍력발전, 1000억원 규모 32.2㎿급 정암풍력발전 PF를 모두 단독 주선했다. 1㎿는 1000명이 하루 동안 소비하는 전력량이다.

연료전지 분야에서는 지난해 포스코에너지가 참여한 1200억원 규모 20㎿급 노을 연료전지발전사업에 이어 올해 한화에너지, (주)두산 등이 참여한 2500억원 규모 50㎿급 대산 수소연료전지발전사업의 PF를 자문했다. 연료전지는 석유 등 화석연료 연소 없이 수소와 산소의 전기 화학반응으로 전기와 열을 생산하고 좁은 면적 내 가동이 가능해 경제적인 에너지로 평가받고 있다.

특히 주민 반대로 사업이 좌초될 위기에 처했던 10조원 규모 국내 최대 서남해 해상풍력발전사업(400㎿급)도 세종이 문제를 해결했다. 풍력발전기에서 나오는 소음과 진동으로 인근 어민들이 물고기가 안 잡힌다고 반발하자 세종은 갈등을 조율하며 어업보상 협상을 성공적으로 이끌었다. 이 밖에 태양광, 에너지저장장치(ESS) 분야에서도 세종은 국내 자문 1위에 올랐다.

세종은 스스로의 경쟁력을 수십 년간 한우물을 판 20여 명의 에너지팀 변호사에서 찾았다. 국민연금 한국투자공사(KIC) 등이 해외 인프라에 투자할 때마다 조언을 구하는 것으로 유명한 32년 경력의 헬렌 박 외국변호사(미국)를 비롯해 호주에서 23년간 에너지 자문 경력을 가진 마이클 장 외국변호사, 해외로펌 평가기관 ‘체임버스 아시아’가 선정한 에너지 분야 최고 변호사인 19년차 이상현 변호사 등이 주축이다. 이상현 변호사는 “세종이 국내 대기업의 해외 투자 시 ‘리드 카운슬(주도 자문기관)’로 확실히 자리매김하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안대규 기자 powerzani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