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 김기사 나오려면… 스타트업, 대기업에 더 많이 먹혀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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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업 리포트
판교에 공유오피스 문 연 '국민내비 김기사' 창업자들
"M&A 늘어야 창업생태계 확장"
카카오에 626억에 팔린 김기사
스타트업 'M&A 성공신화'로 꼽혀
공유오피스 '워크앤올'에 상주하며
창업 후배들 위한 멘토링 역할
"성과 좋은 벤처엔 초기 투자"
3년간 대형 M&A '제로'
인스타그램 인수한 페이스북처럼
스타트업-회사 시너지 내야하는데
국내선 규제로 사업 확장 어려워
판교에 공유오피스 문 연 '국민내비 김기사' 창업자들
"M&A 늘어야 창업생태계 확장"
카카오에 626억에 팔린 김기사
스타트업 'M&A 성공신화'로 꼽혀
공유오피스 '워크앤올'에 상주하며
창업 후배들 위한 멘토링 역할
"성과 좋은 벤처엔 초기 투자"
3년간 대형 M&A '제로'
인스타그램 인수한 페이스북처럼
스타트업-회사 시너지 내야하는데
국내선 규제로 사업 확장 어려워

동업하다 갈라서는 친구들이 많다던데, 이 경상도 사나이들은 여전히 끈끈했다. ‘국민 내비게이션’ 김기사의 공동창업자인 박종환·김원태·신명진 씨. 2015년 626억원을 받고 카카오에 김기사를 팔면서 ‘창업 성공신화’로 화제를 뿌렸던 팀이다.

이 회사는 공유오피스 사업을 하던 건축가 김상혁 아라테크놀로지 대표와 합작사를 설립해 경기 성남 판교역 인근에 4000㎡ 규모의 공유오피스 ‘워크앤올’을 열었다. 박 대표는 “창업 당시 도움을 청할 선배를 만나기 너무 어려웠던 게 가장 힘들었다”며 “성공 사례를 만든 경험을 후배들과 나눌 수 있는 멘토링 공간을 꾸미고 싶었다”고 말했다.
서울 도심에서 확장 중인 주요 공유오피스 업체와 달리 워크앤올은 판교를 거점으로 삼았다. 정보기술(IT) 대기업이 많은 판교의 입지적 특성이 스타트업에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박 대표는 판교의 장점으로 ‘육식동물(M&A 여력이 있는 대기업)’이 많다는 점을 꼽았다.
“우리와 인연이 닿은 스타트업들이 판교의 유명 IT기업과 협업하거나 투자받을 기회를 많이 주선할 생각입니다. 생명체는 잡아먹히면 안 되지만, 벤처 생태계에선 잡아먹힐 확률을 높이는 게 좋은 겁니다.”
김기사 이후 3년 넘도록 스타트업의 대형 M&A 사례가 좀처럼 나오지 않는 데는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박 대표는 “스타트업을 인수한 회사가 다양한 시너지 효과를 내야 하는데 규제 탓에 확장이 어려운 게 문제”라며 “스타트업 투자를 위축시키는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페이스북이 인스타그램을, 구글이 유튜브를 인수해 돈을 잘 벌고 있는 것과 너무 비교된다”며 “국내에선 뭘 하려면 다 규제고, 너무 어렵다”고 했다.
이들은 당분간 새로운 IT 서비스를 직접 개발할 계획은 없다고 했다. 후배 창업자와 매일 머리를 맞대는 ‘멘토’ 역할에 집중하겠다는 설명이다. 김 대표는 “거창한 행사나 교육 과정보다 스타트업이 어려워하는 것을 함께 고민하는 게 진짜 멘토링”이라며 “우리가 정답을 줄 수는 없지만 과거 경험을 토대로 참고할 것들을 최대한 짚어줄 것”이라고 말했다.
임현우 기자 tardis@hankyung.com